테무 로고. [로이터]
[헤드경제=김현경 기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초저가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하면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메타플랫폼과 구글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테무가 1년에 조 단위 수익을 안겨주는 초대형 '광고주님'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테무의 모기업인 핀둬둬(PDD)홀딩스가 지난해 메타에 광고비로 약 20억달러(약 2조6500억원)를 지불했다고 전했다.이로써 테무는 2023년 매출 기준 메타의 최대 광고주를 차지했다.
테무는 또한 지난해 구글에도 거액의 광고비를 내 5대 광고주 중 하나가 됐다.
미국 디지털 광고계의 양대 산맥인 메타와 구글의 임원들도 놀랄 정도로 테무가 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것은 신생 회사로서 미국 소비자들을 빠르게 끌어당기고, 전자상거래 기업들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2022년 테무의 등장은 광고 수익이 둔화하던 메타와 구글에 반가운 소식이 됐다.
메타가 지난해 4분기 2년여 만에 최고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데에도 테무가 힘을 보탰다. 메타의 지난해 중국 사업부 매출은 136억9000만달러(약 18조1240억원)로 전년의 약 2배가 됐다.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 감소한 74억달러를 기록한 데 비해 크게 역전된 것이다.
반면 지난해 미국 기업 고객 매출은 497억8000만달러(약 65조9000억원)로 전년보다 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메타 직원들 사이에서는 "테무에 거액의 기프트카드를 보내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구글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시아 지역 매출 성장을 언급했다.
구글 경영진은 "아시아·태평양지역(APAC)의 소매 부문 매출이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며 "이러한 추세는 2023년 2분기부터 연말까지 계속됐다"고 밝혔다.
메타의 광고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해 구글 서비스 전반에 걸쳐 약 140만개의 광고를 게시했으며, 메타에는 최소 2만6000개가 넘는 다양한 버전의 광고를 올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WSJ는 "테무의 미국 진출로 메타와 구글이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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