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여성의 날' 기념 시위 중인 우크라이나 여성. [AP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선진국 29개국 가운데 일하는 여성에게 환경이 가장 가혹한 국가는 우리나라로, 12년째 꼽혔다.
3월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29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하는 여성의 노동 참여율, 남녀 고등교육·소득 격차, 여성의 노동 참여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 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의 지표를 반영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매년 유리천장 지수를 산정한다.
지수가 낮다는 것은 일하는 여성의 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하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은 올해까지 12년 연속으로 부동의 꼴찌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1위는 아이슬란드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차지했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가 그 뒤를 이어 북유럽 국가가 일하는 여성에게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5∼10위는 프랑스, 포르투갈, 폴란드, 벨기에, 덴마크, 호주가 차지했다. 오스트리아, 스페인, 뉴질랜드, 캐나다,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체코가 그 뒤를 이었다.
19위인 영국부터 그리스, 독일, 미국, 네덜란드, 헝가리, 이스라엘 등 11개국은 OECD 평균을 하회했다. 특히 스위스(26위), 일본(27위), 튀르키예(28위)는 한국과 함께 수년째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국 지표를 보면 대부분 바닥권이었다.
남녀 소득 격차는 31.1%로,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남성보다 17.2%포인트 낮아 튀르키예, 이탈리아에 이어 27위를 기록했다.
관리직 여성 비율,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 모두 28위로 뒤에서 2등이었다.
OECD 평균 관리직 여성 비율은 지난해 33.8%에서 올해 34.2%로 올랐다. 특히 스웨덴, 미국, 폴란드는 40%가 넘었다. 그러나 한국(16.3%)과 일본(14.6%)에서 그 비율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기업 여성 이사 비율은 OECD 평균 33%였지만, 한국은 12.8%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한국 여성이 다른 선진국 여성 보다 여전히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고, 노동시장에서 소외당하고 사회적 권한 역시 작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코노미스트는 북유럽 국가들이 항상 지수의 상위권을 장악하고 모든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닥권 국가 역시 익숙한 느낌을 준다며 한국과 일본, 튀르키예 여성들은 여전히 직장에서 가장 큰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 부문에서는 22.1주로 일본(31.1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여성의 유급 출산휴가는 30.6주로 1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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