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때 伊 전기료 703% 인상, 한전은 고작 21%
2024-05-17 11:07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면서 주요국은 전기요금을 세 자릿수 인상한 반면 우리나라는 최저수주인 20%가량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인해 전력공기업인 한국전력의 부채가 202조원을 넘으면서 대규모 누적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2021~2022년 이탈리아 전기요금 누적 인상률은 702.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요국 전기요금 인상율도 ▷영국(173.7%) ▷독일 (47.5%) ▷일본 (44.4%) 등으로 우리나라(21.1%)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상당부분 흡수하면서 전력을 팔수록 손해를 보았던 것이다. 이로인해 한전은 에너지 가격 급등 시기 원가 밑으로 전기를 공급해 2021∼2023년 연결 기준 43조원의 적자가 쌓였다. 작년 말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2조4500억원으로 작년 한해 이자 비용으로만 4조5000억원을 썼다.

이에 김동철(사진) 한전 사장은 전날 출입기자들을 만나 “한전은 그동안 전기요금 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왔지만, 한전의 노력만으로는 대규모 누적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최소한의 전기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함을 정부 당국에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 2022년 이후 6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손해를 보고 전기를 파는 국면에서는 벗어났다. 작년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40조원대에 달하는 누적 적자는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며, 한전을 둘러싼 대외 경영 환경도 다시 악화하는 분위기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 시행했던 자회사 중간 배당이라는 창사 이래 특단 대책도 더 남아 있지 않다”며 “만약 요금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한 막대한 전력망 투자와 정전·고장 예방을 위한 필수 전력 설비 투자에 소요되는 재원 조달은 더 막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막대한 재원 투자가 필요한 국가 전력망의 대대적인 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전의 투자 여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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