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북한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해 22일에도 전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자료사진. 대북방송 실시 전 확성기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합참 제공]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군이 이틀째 최전방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어가는 가운데 북한은 일단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22일 오전 6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은 오후 10시까지 16시간가량 지속될 예정이다.
대북 방송 내용은 최근 북한 외교관의 탈북과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지뢰 매설 작업 도중 폭발 사고로 북한군 다수가 사망했다는 소식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내용 중에는 북한군 부대 내에서 벌어진 일과 부대 명칭이 특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정보 통제가 심한 북한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전파해 군인과 주민의 동요를 유발하는 심리전을 펼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군은 거듭되는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대응해왔다.
지난달 9일 첫 확성기 방송에 이어 지난 18일 오후 6시부터 19일 새벽까지 북한이 풍선을 살포하는 전방지역을 대상으로 10시간가량 확성기 방송을 가동했다.
이어 북한이 또다시 풍선 부양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합참은 19일 오후 4시를 기해 일부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지속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곧바로 장비를 가동했다.
합참은 방송을 시작하면서 “만일 북한군이 또다시 쓰레기 풍선 살포행위를 포함한 각종 도발을 자행한다면 우리 군은 대북확성기 방송 전면 시행 등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합참의 경고에도 북한은 21일 오전 쓰레기 풍선을 부양했고 군 당국은 이미 수차례 경고한 대로 이날 오후 1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 전선에서 전면 시행했다.
합참은 21일에도 “북한군이 자행하고 있는 전선지역에서의 긴장고조 행위는 오히려 북한군에게 치명적 대가로 돌아갈 수 있다”며 “이러한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
군은 현재 전방지역 24곳에 고정식 확성기를 설치하고 16개의 이동식 확성기를 보유하는 등 모두 40개의 대북 심리전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
확성기의 성능은 낮에는 약 10㎞, 밤에는 20여㎞까지 소리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5차례 연속 담화를 발표하면서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 방식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위협 수위와 강도를 고조시키고 있다”며 북한의 대남 긴장조고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북한군의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 방법의 변화와 함께 확성기 방송 시 포격 도발 사례 등을 고려한 다양한 도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합참은 “이날 오전 8시까지 군이 식별한 북한 쓰레기 풍선은 500여개, 이 중 우리 지역에 낙하한 풍선은 240여개”라며 “대다수는 종이류였고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부양한 대남 쓰레기 풍선 내용물이 21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소재 도로에 떨어져 있다. [합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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