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천연물 합성 경로 예측 모델 개발…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웹사이트’ 구축
2024-08-14 08:12


김상규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KAIST 제공]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한국 연구진이 딥러닝을 활용, 천연물의 역·생합성 경로를 예측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천연물 기반 의약품 대량 생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KAIST는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 연구팀과 김재철AI대학원 황성주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를 통해 천연물 생합성 경로를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와함께 부산대학교 박정빈 교수 연구팀과 협업을 통해 관심 있는 누구나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식물은 고착생활을 하면서 환경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진화적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천연물을 만든다. 이 천연물들은 인류의 생존에도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저분자 약물의 30% 이상이 식물 천연물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천연물 활용 및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생합성 경로를 밝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복잡한 구조를 가진 많은 약용 천연물의 생합성 경로가 잘 밝혀져 있지 않아 현재는 식물로부터 직접 추출해 사용하고 있다.

식물 천연물 생합성 경로 연구의 첫 단계는 식물이 어떻게 물질을 합성하는지 그 경로를 역추적(역합성 경로를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공동연구팀은 딥러닝을 활용해 천연물의 역·생합성 경로를 예측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발전된 역합성 모델과 생화학적 직관을 결합해 성공적으로 천연물 생합성 경로 예측을 수행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황성주 김재철AI대학원 교수 [KAIST 제공]

연구팀은 개발한 AI의 이름을 ‘역합성을 읽어내는 모델’이라는 뜻을 담아 ‘리드레트로(READRetro)’라고 명명했다. 이 모델은 천연물 역합성을 예측하는 AI 모델 중 최고의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를 개별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는 데 의미를 가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상규 교수는 “천연물 기반 의약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합성생물학 연구 등에 활용이 기대된다”며 “추후 합성 경로를 매개하는 효소를 예측하거나 거대 분자의 역합성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2022년 KAIST 인공지능연구원에서 주최한 멜팅 팟(Melting pot) 세미나에서 저와 황성주 교수가 발제자와 토론자로 만난 인연으로 시작됐다”며 “KAIST가 표방하는 융합이 생화학자와 전산학자의 힘을 합쳐 이끌어 낸 좋은 연구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KAIST 생명과학과 김태인 석박사통합과정과 KAIST 김재철AI대학원 이슬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뉴 파이톨로지스트(New Phytologist)'에 출판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 POST-AI,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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