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만 찬 채 울던 세 살배기…‘택배 쓰레기’ 덕에 엄마 찾았다
2024-08-21 15:04


[대전경찰청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기저귀만 찬 채 알몸으로 주택가에서 울고 있던 세 살배기 어린이가 경찰의 눈썰미로 무사히 부모를 찾았다.

21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후 10시쯤 서구 가장동에서 '알몸으로 울고 있는 아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출동한 현장에서 기저귀를 찬 채 울고 있는 A(3) 군을 발견했다. 경찰이 집을 물어보자 A군은 한 집을 지목했으나 문은 잠겨 있고 사람은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아이가 발견된 주택의 모든 세대를 방문했지만 아이 부모를 찾을 수 없게 되자, A군에게 "엄마를 찾아주겠다"며 지구대로 데려갔다.

대전청이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경찰이 A군의 보호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경찰은 두려움에 떠는 A군에게 근무복을 덮어주며 안심시켰고, A군의 지문을 조회해 부모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A군 지문 등록이 돼 있지 않아 아무런 정보를 확인하지 못했고, 아이가 본인 이름이나 주소도 정확히 말하지 못하자 경찰은 최초 발견된 장소로 돌아가 수색을 이어 나갔다.

경찰은 주택 쓰레기 더미에서 간신히 택배 상자 하나를 발견했고, 해당 택배 상자의 운송장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했다. 전화번호는 건물주 번호로, 이를 통해 A군 어머니와 연락이 닿아 실종 2시간 만에 A군을 부모에 무사히 인계할 수 있었다.

A군은 아이를 재운 어머니가 잠시 외출했던 틈을 타 현관문을 열고 나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서부경찰서 내동지구대 엄태우 경위는 "아기를 키우는 부모로서 A군에게 부모를 빨리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에 팀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아이를 가족 품으로 무사히 돌려보낼 수 있었다"며 "아이 지문이 등록 돼 있으면 실종 시 신속히 보호자를 찾을 수 있으니 가까운 경찰관서에 방문해 아이 지문 등록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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