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피앤오케미칼 지분 전량 OCI에 매각…“사업 구조개편 속도”
2024-08-26 09:16


충남 공주시 탄천산업단지에 위치한 피앤오케미칼의 피치 공장 [피앤오케미칼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김은희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OCI와 합작해 세운 화학소재회사 피앤오케미칼의 지분을 OCI에 전량 매각한다.

포스코퓨처엠은 2020년 7월 배터리용 음극재 중간 소재인 ‘피치’를 국산화하겠단 목표로 OCI와 합작사를 설립했으나, 전기차 시장이 정체기에 빠지고 수익 창출이 지연되자 이같은 결단을 내리게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피앤오케미칼 지분 51%를 합작사인 OCI에 전량 매각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한다. OCI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피앤오케미칼 지분 인수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피앤오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과 OCI가 각각 51%, 49% 지분으로 참여해 세운 합작회사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음극재 코팅용 피치의 국산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11월 충남 공주시 탄천산업단지에서 피치공장 준공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피치는 석탄이나 석유를 정제할 때 생기는 콜타르, 잔사유 등 부산물의 가공을 통해 만들어진다. 배터리 음극재 코팅제나 제철소에서 열을 일으키는 전극봉 원료 등으로 쓰인다. 공주 피치공장에서는 전기차 약 300만대에 필요한 배터리를 제조하는 데 사용하는 고연화점(高軟化點) 피치를 연간 1만5000t 생산할 것으로 기대됐다.

당초 포스코퓨처엠은 피치 생산을 통해 양극재에 이어 음극재 원료, 중간 소재,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는 풀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수익 창출이 지연되자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피앤오케미칼은 지난해 67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지분 매각 대금 500억원과 부채 인도 등을 통해 약 1500억원의 재무 개선 효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이번 피앤오케미칼 지분 매각은 올해 장인화 회장 체제를 새롭게 맞아 추진 중인 대규모 구조조정 개편의 일환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차원의 전략에 맞지 않거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불용 자산 등을 정리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 12일 기업가치 제고 전략 방향을 소개하는 행사에서 120개의 구조 개편 계획도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구조 개편 대상의 97% 이상을 속도감 있게 완료해 약 2조6000억원의 현금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입된 현금은 성장을 위한 핵심사업 재투자 및 주주환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OCI는 포스코퓨처엠의 지분을 넘겨받아 사업을 지속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사업 운영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원료 기술력을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인수로 피치 생산부터 운영까지 사업 전반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된다.

OCI는 피치공장 가동을 바탕으로 기존 제철공정 부산물을 활용한 석탄계 액상 피치에서 배터리 소재용으로 사용되는 석유계 고연화점 피치 등 첨단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당장은 피치 분야에서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jiyun@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