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노조가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작년 영업이익의 2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나서면서 1차부터 3차 협력사까지 피해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 6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면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 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집회·시위와 함께 파업을 22일째(29일 기준) 강행하는 상황이다. 지난 8일 현대트랜시스의 최대 사업장이자 국내 최대 자동변속기 생산거점인 충남 서산시 지곡공장이 부분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11일부터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의 파업 확대 여파로 서산공장에 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1~3차 중소 협력업체까지 납품 차질을 빚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공장 역시 연쇄적으로 정상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전액을 성과급으로 내놓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에 맞먹는 금액을 금융권에서 빌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성과급은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영업이익을 2배 이상 초과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등 1000여 명이 지난 28일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앞 4차선 도로 중 3개 차선을 가로막은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제공]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이른바 ‘민폐 시위’도 도마에 올랐다. 노조 측이 도로를 점거하고, 대형 스피커를 설치 소음을 발생시키는 등 대규모 시위를 강행하면서 “지역 시민, 운전자, 보행자 등의 안전과 불편을 볼모로 도를 넘어선 민폐 시위”라는 업계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등 1000여 명은 지난 28일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앞 4차선 도로 중 3개 차선을 가로막은 채 대형 무대와 초대형 스피커를 설치하고, 일부 모욕적인 표현이 담긴 현수막 및 보행자 등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대형 깃발 등을 대거 동원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시위 과정에서 극심한 소음, 교통체증, 통행방해 등이 유발된 것은 물론 일부 시위대는 거리 흡연까지하면서 현대차와 기아 사옥을 찾은 방문객과 인근지역 주민, 보행자 등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특히 시위가 벌어진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은 경부고속도로 양재IC 나들목 초입에 위치하고 있고 대형 마트까지 맞닿아 있어 평상시에도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이다.
이날 도로 대부분을 막고 진행된 집회로 인해 인근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처럼 막무가내식 도로를 점거로 한때 짐을 실은 대형 트럭이 4개 차선 중 시위대와 맞닿은 한 개 차선으로 운행하면서 운전자가 가슴 졸이는 상황도 벌어졌다.
현대트랜시스 노조원이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제공]
이 외에도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20여 명은 지난 주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 주택가에서 현수막과 피켓 등을 동원해 시위를 벌이며 인근 주민들의 일상을 방해한 데 이어 29일 아침에도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지속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무리한 주장을 내놓고 막무가내로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일반 시민들의 안전과 불편을 볼모로 차선을 막고 대규모 집회를 벌인 것은 지나치게 이기적인 처사”라며 “차량 교통과 보행자 이동 방해, 규제치를 넘어선 소음, 명예를 훼손 소지가 있는 표현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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