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김병환 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핀테크 대표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번 만남에는 7개 지주 회장들도 총출동하기로 했다. 업권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금융지주의 핀테크 지분투자 등 ‘K-혁신금융’을 위한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19일 핀테크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지난 1월 열렸던 ‘핀테크 오픈 네트워킹 데이’의 2회차 행사가 이날 열리는데, 행사에 앞서 김 위원장이 직접 핀테크 대표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본래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주재하던 해당 행사에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건, 취임 후 아직 핀테크 대표들을 만나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8월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 참석하긴 했지만, 각 핀테크와 직접 소통하는 시간은 갖지 못했다.
주목할 점은 김 위원장이 주재한 이번 간담회에 7개 금융지주 회장도 동석하게 됐다는 점이다. KB·신한·하나·우리·NH·DGB·BNK금융지주 회장들이 함께 핀테크 대표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또 핀테크 출자·투자 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금융지주/은행의 핀테크 출자 및 인수합병(M&A)을 열어주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현재 핀테크 관련 업무를 은행의 부수업무로 영위하도록 해 핀테크 기업 지분투자 및 인수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은행법은 은행이 비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기관이 비금융회사 지분 20% 이상을 소유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은행이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해 자회사로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앞서 금융위는 2015년 금융회사의 핀테크 출자 제한을 완화하는 유권해석을 내놨지만, 핀테크 범위를 전자금융업으로 한정하는 등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 은행권에는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2016년 합작해 설립한 ‘핀크’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풀어나가기 위해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 참석해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금융법제를 재점검해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금융법제 재점검을 통한 디지털 전화 가속화 ▷핀테크와 금융사 간 협업 강화 ▷규제 특례(샌드박스) 확대 ▷핀테크 국제화 전략 마련이라는 네 가지를 과제를 제시했다. 핀테크 회사와 기존 금융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업 출자규제 등을 개선하고 위·수탁 규제 전반도 재검토하겠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 핀테크 대표들은 행사에 앞선 간담회에서 지주법 등 각종 규제에 발묶여 신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애로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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