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인공폭포를 찾아 더위를 식히는 한 시민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사상 가장 지구가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전망과 기후 관측 데이터를 오는 11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WMO는 이날 지구 평균 온도를 비롯한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구 표면 온도 분석은 올해 1∼9월 자료로 이뤄졌고 해수면 온도와 해빙 현황 등 다양한 관측 자료도 함께 COP29에서 제시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WMO는 올해 1∼9월 지구 평균 온도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3개월간의 변화가 연간 평균 온도에 영향을 주겠지만 9개월간의 추세를 고려하면 작년 기록을 깰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지구 표면 기온은 산업화 이전 시기로 간주하는 1850∼1900년 평균보다 섭씨 1.45도(±0.12도 오차)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WMO와 데이터를 함께 측정하는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가 관측한 작년 지구 평균기온은 섭씨 14.98도였다. 이는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WMO의 전망대로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된다면 엘니뇨 현상 소멸이 지구 온도 상승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은 작년 5월 발생해 올해 여름 소멸했다. 그 정반대 현상인 라니냐가 올해 연말까지 도래할 확률이 60% 정도로 예상됐다.
지난해 지구 온난화 가속 요인으로 꼽혔던 엘니뇨 현상이 올해는 그만큼의 힘을 못 썼는데도 지구 기온이 더 올랐다는 것이다.
WMO는 엘니뇨·라니냐가 지구 곳곳에 이상기후를 불러오는 중요한 기후 변수이지만 지구온도 상승의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 즉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열을 가두는 효과가 지구 온도 상승 추세를 만드는 데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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