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를 마친 임현택 회장이 나서고 있다. 이날 대의원총회에서는 임 회장 불신임(탄핵) 투표가 가결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막말' '1억 합의금' 등으로 논란을 빚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임현택 회장이 10일 탄핵당했다. 의협 회장이 임기 중 물러난 것은 2014년 노환규 전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임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안 가결 정족수 150명 이상을 넘긴 170명 찬성으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이 표결에 참여했으며, 반대는 50명, 기권은 4명이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로써 임 회장은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는 임 회장은 의협 역사상 최단기간이다.
임 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막말과 실언을 해 의협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2025학년도 의대증원을 막지 못했고, 간호법 제정도 저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과 온라인상에서 갈등을 빚으며 후배 의사들의 민심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 시도의사회 임원에 대한 부적절한 1억원의 합의금 요구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데다 의료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의협 대의원들을 향해 임 회장의 탄핵을 잇따라 요청하고 나선 것이 대의원들의 탄핵 강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의협 안팎의 지적이다.
임 회장이 탄핵당함에 따라 의협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며,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앞서 노환규 전 회장이 의협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회장 직에서 물러났다. 노 전 회장은 2014년 4월 임기 1년여 를 남겨두고 대의원들에게 탄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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