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자취남 부동산 중개법인’ 사무소의 내부 모습. 정주원 기자
[헤럴드경제= 정주원 기자] “기존 부동산 공인중개업은 소비자 위주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라는 느낌을 촬영을 다니며 느낄 수 있었어요. 살면서 집을 계약할 일이 많지도 않고, 한번 계약하면 끝이라는 생각에 재방문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관행을 답습하지 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재방문 하고 싶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자취남 부동산 중개법인 정성권 전문위원)
8일 오후 방문한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자취남 부동산 중개법인 서울대입구 본점에는 외부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넓직한 통유리와 함께 공유 오피스를 연상시키는 깔끔한 내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넓은 내부 공간 곳곳에 식물들이 위치해 더욱 쾌적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정 위원은 “힙한 카페·스타트업과 같은 공유 라운지 느낌으로 인테리어를 꾸미고 싶었다”며 “공인중개업소 방문객들은 처음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첫 인상에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임장 고객들이 편하게 상담받고 문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입구에는 ‘실버버튼’도 전시돼 있다. 정주원 기자
올해 8월 개업한 ‘자취남 부동산’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씨는 8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자취남’의 유튜버기도 하다. 그는 방송이나 유튜브에 출연하는 일반인의 집을 어떻게 섭외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2012년부터 1인가구의 집을 찾아서 그들의 삶과 사는 공간을 촬영하는 콘텐츠를 시작했다.
정씨는 1인가구 집을 촬영하러 돌아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집에 대한 이해도 올라가고, 집을 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임장이나 계약에 불편을 겪는 점들도 알게됐다고 한다. “젊은 나이에 집을 알아보기 위해 공인중개사무소에 처음 방문했을 때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을 느끼며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좁고 협소한 공간에 외부에는 매물 소개하는 전단지가 붙어 있어 내부가 보이지도 않아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안전하고 편안한 거래가 이뤄지는 장소라는 메시지를 주고자 사무실 자체를 집처럼 꾸몄다”고 했다.
자취남 부동산 네이버 예약 화면 갈무리. 원하는 매물 정보를 상세히 적을 수 있다. 정주원 기자
이처럼 소비자에게 ‘내 돈 내고 내가 집사는데 편하게 사자’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해당 공인중개사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여러가지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공인중개사무소에서 계약 성사 시 받는 중개 수수료 결제가 카드와 삼성페이·애플페이로 가능하다. 과거 공인중개사무소의 경우 현금으로 ‘복비’를 받거나, 카드 결제가 도입된 이후로도 가맹점 등록이된 특정 카드결제만 가능한 제약이 있었는데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한 것이다.
정씨는 “세금도 카드로 내는 시대다. 복비가 적으면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몇백만원대까지 금액이 천차만별인데, 할부도 가능하고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카드 수수료는 손해를 보지만, 소비자들이 편하고 만족스러워해 더 많은 손님 창출이 가능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취남 부동산에서는 미리 손님이 찾고 필요한 매물을 준비하기 위해 네이버 예약제로 운영되며, 임장 간 집마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채광·자재 등 평가항목을 정리해 소비자에게 PDF 파일로 보내주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계약한 손님이 새로운 집에 이사하는 날에는 작은 손편지와 함께 즉석밥·휴지 등의 선물을 제공한다.
한편 자취남 부동산은 서울대 입구 본점 외에도 내년 강남·마포구에서 2,3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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