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남녀간 성폭행 고발 사건이 증가하면서, 사전에 성관계에 동의했다는 기록을 남기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했다.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인데, 동의가 강압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어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일본에서도 성관계 동의 앱 ‘키로쿠’가 개발돼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11일 법조계와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올 7월 성관계 전 동의서를 작성하는 '성관계 동의 앱'이 출시돼, 약 3개월 간 1000여 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이 앱을 개발하고 법적 자문한 김호평 변호사는 "남녀를 떠나 점점 서로에 대한 신뢰가 어려워지는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차원으로 시작했다"며 "당사자 간에 합의 문서를 남겨 서로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출시된 성관계 동의 앱 ‘키로쿠’.

이 앱은 "국내 최초로 변호사 검수를 거친 성관계 동의 서비스"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동의가 강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먼큼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앱을 통한 성관계 동의가 실제로 법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예컨데, 상대방이 "동의가 강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거나 "사전에 동의했지만 관계 직전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경우 법적인 다툼이 일어날 수 있기때문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지난해 8월 이와 같은 목적의 성관계 동의 앱 ‘키로쿠’를 개발했지만 강제로 동의 버튼을 누를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몇달 간 출시가 지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