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거리·경호 등 감안한 것으로 보여
2019년엔 회담 열린 극동연방대 머물러
연해주 식품 생산공장 시찰 등 예정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숙박은 북한에서 타고 온 전용 열차에서만 해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현지 복수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연해주에 도착해 블라디보스토크 일정을 소화한 뒤 전용 열차에서 잠을 잔 것으로 알려졌다.
방러 기간 김 위원장의 동선 등을 고려할 때 그는 러시아에 들어온 이후 줄곧 철저한 경호·보안 장비를 갖춘 전용 열차에서만 숙박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 전용 열차는 엄청난 무게의 장갑이 장착돼 있어 일반 열차보다 매우 느린 최고 시속 60㎞로 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전용 열차를 타고 북한 내에서 이동을 시작했으며 이틀 뒤인 12일 오전 북러 접경지인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했다.
그는 북쪽으로 1550㎞가량 떨어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까지 이동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년 5개월 만에 대면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종료 당일 김 위원장은 극동 도시 시찰을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동쪽으로 1180㎞ 정도 떨어진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이동했다. 이틀 뒤인 15일 이 도시 항공기 공장을 둘러본 뒤 연해주로 향했다.
김 위원장 전용 열차가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서 남쪽으로 약 1130㎞ 떨어진 아르툠-1역에 도착한 것은 16일 오전 8~9시께로 추정된다. 그는 열차에 싣고 온 리무진으로 갈아탄 뒤 인근 군 비행장과 남쪽으로 45㎞ 떨어진 태평양함대 등을 찾아 러시아 최신 해공군 전력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 전용 열차는 아직 아르툠-1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의 이동 거리와 동선을 볼 때 그가 외부 시설에서 숙박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경호·보안 문제에 각별한 김 위원장 의중도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2019년 4월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았던 당시에는 회담 장소였던 극동연방대학교 내 시설을 숙박 장소로 이용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관광·문화 등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해주 지역 식품 생산공장 등도 둘러볼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나 다음날인 18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는 “내가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한 김 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