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2060년대 이상까지 작전 수행을 보장하는 전투기가 있습니다.
AESA 레이더와 컬러·야간 헬멧 장착 디스플레이는 물론 180종류 이상의 무장통합과 1만2000시간의 구조적 수명을 자랑하는 기체입니다.
최대 추력은 2만9160파운드에서 최대 3만2500파운드까지 낼 수 있고 작은 몸집에 비해 높은 추력을 내는 전투기로 최고의 공중전 수행능력을 자랑합니다.
F-16은 초도비행한 지 50년, 앞으로 40년 이상의 수명을 보장하는 전투기입니다.
록히드마틴 홈페이지는 F-16 바이퍼라는 애칭이 붙은 블록 70/72를 “그때 준비가 됐고 지금도 준비가 되었으며 앞으로 올 일에 앞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소개합니다.
지난 50년 동안 입증된 강력한 유산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F-16은 초도양산 이후 지금까지 4600대 이상 제작됐고 27개국에서 3100대 이상이 현재도 운용되고 있습니다.
F-16 바이퍼에는 노스럽그루먼의 APG-83 AESA 레이더를 장착했습니다.
록히드마틴은 F-22나 F-35의 AESA 레이더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공통성을 활용해 5세대 전투기 레이더 기능을 제공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더 넓은 영역의 상황인식과 유연하고 더 빠른 전천후 타기팅 능력은 물론 고해상도 중앙 디스플레이와 컬러·야간 헬멧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술 영상과 AESA 레이더, 타기팅 포드의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죠.
날개와 동체 사이를 잇는 상단부에 외장 장착형 연료탱크인 컨포멀탱크를 달아 항속거리를 늘렸고 비행착각 등으로 인한 조종사 생존성 보장을 위해 자동 지상충돌회피 시스템(AGCAS)를 추가했습니다.
길이 15m, 높이 5m에 날개길이가 9.5m인 F-16은 2만9000파운드급의 F110-GE-129나 F100-PW-229엔진, 혹은 3만2500파운드급의 F110-GE-132엔진 1기를 장착합니다.
전투범위는 550㎞, 컨포멀탱크를 장착하면 순항거리는 4215㎞까지 늘어납니다.
승무원 1명이 운용하는 단좌기로 11개의 하드 포인트 중 2개의 센서 장착용을 제외한 9곳에 무장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M61A1 6연장 발칸 511발과 AIM-9 사이드와인더, AIM-120 암람, AIM-7 스패로우 등 공대공 미사일은 물론 AGM-65 매버릭, AGM-158 JASSM 등 공대지 미사일과 AGM-84 하푼 등 대함미사일도 장착합니다.
Mrak 82, 83, 84 등 일반 폭탄과 레이저 유도 폭탄인 GBU-27 등 페이브웨이 계열의 폭탄, 합동정밀직격탄 JDAM도 장착할 수 있고 B61과 B83 등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4년에 초도비행을 했던 기체가 어떻게 지금까지 가장 최신의 기술을 반영하며 자기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제가 찾은 가장 큰 이유는 공중전에 충실한 경전투기라는 설계철학이었습니다.
1950~60년대 미 공군과 해군은 최첨단 전투기와 미사일만 있으면 공중전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대형 기체에 장거리 공대공미사일을 결합해 가시거리 밖에서 적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추구했죠.
그 결과 F-111이나 F-4 팬텀Ⅱ에서는 기관총조차 장착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월남전 등 실전을 겪으면서 이런 생각이 오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피아식별이 안 되는 공중전 상황에서 가시거리 밖의 교전은커녕 근거리 도그파이트를 벌이기 일쑤였고 F-4가 MiG-21에 의해 격추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죠.
더구나 1967년 최고속도가 마하3까지 나오는 MiG-25가 등장하면서 미군은 공중전에서 우위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진 미군에는 다행히 존 보이드 대령이 있었습니다.
그는 6·25전쟁 당시 F-86을 몰고 참전했던 공군 조종사였습니다.
그는 당시 더 크고 더 높이, 더 빠르게, 더 멀리 나는 육중한 전투기를 만드는 데 골몰하던 미 공군의 방향성을 180도 바꾸는 ‘에너지-기동성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민간 수학자 토머스 크리스티의 도움을 받아 정량화한 이 이론은 단순히 최고속도가 빠른 전투기보다 단시간 안에 가속과 감속이 이뤄질 수 있는 전투기가 공중전에 유리하다는 주장이었죠.
개인적인 연구로 묻힐 뻔 했던 그의 주장은 1971년 5월 공군 시제기연구단이 창설되고 그가 연구단에 합류하면서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연구단이 제시한 6개의 제안 중 2개에 자금이 지원됐고 그 중 하나가 경량 전투기였습니다.
1972년 1월에 발행된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미 공군은 회전율과 가속도, 가속 범위가 우수하고 마하 0.6~1.6의 속도와 고도 9100m~1만2000m 전투에 최적화된 2만 파운드급 공대공 전투기를 요구했죠.
제안요청서에는 모두 5개 업체가 참여했습니다.
선행연구를 수행했던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노스럽 외에도 보잉과 록히드, 보우트 등 3개 업체가 추가로 참가했죠.
두 달 만인 3월에 진행된 제안서 평가에서 보잉의 908 모델이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고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401-16B 모델과 노스럽의 P-600 모델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안요청서에 가장 부합해 제일 높은 점수를 받은 보잉의 모델은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쟁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노스럽은 각각 YF-16과 YF-17을 생산하기 위해 3790만 달러와 3980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하고 1974년 최초 비행을 위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1974년 두 시제기는 모두 초도비행에 성공했고 이후 치열한 경쟁을 거쳐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것과 같이 1975년 YF-16이 새로운 공중전투 전투기로 선정됐습니다.
그리고 1980년 10월 1일 미 공군에 전력화된 이후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죠.
이렇게 선정된 F-16은 공대공 전투 적합한 여러 특성이 있었습니다.
F-16은 항력을 줄이고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약간 공기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도록 설계된 최초의 전투기입니다.
대부분의 항공기는 조종사 가 조종 장치를 놓으면 항공기가 직선 수평비행 자세로 돌아가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항력이 높아져 기동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기체 형상은 날개 끝부분을 잘라낸 삼각익이 동체와 연결된 블렌디드 윙 바디 형상을 취했습니다.
때문에 고받음각에서 양력을 유지할 수 있고 초음속 비행에 적합한 후퇴익과 삼각익의 장점을 동시에 구현했죠.
또 공기흡입구가 동체 아래 있어서 급기동 중에도 공기 유입이 잘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수평꼬리날개는 주날개 보다 살짝 아래쪽에 붙여서 조익에서 발생하는 와류의 간섭을 받지 않도록 했고 수직꼬리날개는 아랫부분을 두껍게 설계해 공기저항을 감소시키고 와류를 방지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구조적으로도 기동성을 높이도록 설계된 F-16은 마하 1에서 공기역학적 변화로 인해 안정성을 얻습니다.
F-16의 기동성을 보장하는 또 다른 장치는 디지털 플아이바이와이어 비행제어시스템입니다.
F-16이전의 조종사는 있는 힘을 다해서 조종관을 움직여야 원하는 방향으로 기체가 기동했다면 이때부터는 조종스틱에 가해지는 압력을 비행제어 컴퓨터가 해석해 조종사의 의도에 따라 항공기가 제어되도록 끊임없이 조타를 보정했습니다.
최대 중력의 9배에 달하는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기체는 조종사도 이런 고난도 공중기동에 견딜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우선 프레임을 없앤 버블 캐노피를 채택해 넓은 시야를 확보했고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해 초음속 비행에도 버티면서 버드 스트라이크에도 버틸 수 있도록 했고 전파를 막기 위해 금속코팅도 했죠.
특히 통상 전투기의 조종석이 13~15도인 것과 달리 30도 뒤로 눕힌 조종석은 높은 기동 압력에도 조종사의 혈액순환이 더 용이하도록 해 블랙아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급격한 기동을 위해 동체 무게에도 신경 섰습니다. 80%를 항공용 알루미늄 합금으로 처리했고 강철 8%와 복합소재 3%, 티타늄 1.5%로 구성했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듯 보이는 이런 기본적인 설계철학을 미국은 1970년대에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블록0에서 시작해 블록1과 블록5, 10 등 기존 기체의 단점을 보완하는 형식의 개량을 거쳐 블록 15 이후부터는 가장 최신의 레이더와 탐지장비 등 항전장비와 무장통합 등을 거쳐 지금까지 최고의 공중전 전투기라는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바이퍼라는 이름은 애초에 F-16 전력화 당시 미국에서 유행했던 스페이스 오페라 드라마 시리즈 ‘배틀스타 갤럭티카’에서 나왔습니다.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하는 F-16 파일럿에게는 우주 전함을 수호하는 바이퍼 조종사라는 자부심이 있었죠.
그리고 상상속의 바이퍼라는 이름은 이제 현실 버전의 바이퍼로 실현됐습니다.
그리고 유인전투기 뿐 아니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탑재해 공대공/공대지 조종기술을 시현하는 기체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KF-21도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발전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의견 댓글로 남겨주세요~
프로파일럿= 기자 오상현 / PD 김성근, 우원희, 박정은, 김정률 / CG 임예진, 이윤지 / 제작책임 김율 / 운영책임 홍승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