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동양은 ^0^로 미소짓고…서양은 :-)로 스마~일
라이프| 2014-10-06 11:03
‘아이구, 깜짝이야.’

느끼는 감정은 같지만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다. 정서의 차이 때문이다. 동서양의 이모티콘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깜짝놀람’을 ‘>:O’로 표현하고 다른 한쪽에선 ‘(°◇ °)’로 나타내는가 하면 또 다른 세계에선 ‘w(°o°)w’, ‘@_@’ 등으로 표현한다. 같은 감정이지만 동서양의 이모티콘 표현은 각기 다르다. 무엇이 이들의 차이를 만들었을까.

이모티콘의 차이점을 연구한 일부 학자들은 이모티콘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감성을 전달하는 기호로써 문화적 성향과 정서의 차이가 표현 양식에 반영됐다고 주장한다.

경희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학과 차윤수 등이 연구한 ‘동ㆍ서양 이모티콘의 차이점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생물심리학자 잭 콘필드가 동양인과 서양인에게 행복, 슬픔, 공포, 놀람, 혐오, 분노, 경멸 등 7가지 정서를 나타낸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시선을 분석한 결과, 동양인은 주로 눈을 집중적으로 보지만 서양인은 눈과 입을 포함한 얼굴 전체를 보기 때문에 감정과 얼굴 표정의 변화를 인식하는데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웃는 모습에 있어서는 서양인은 웃을 때 입을 많이 벌리고 입꼬리를 과장하지만 동양인은 얌전히 미소짓는다고 구별지었다.

이는 이모티콘의 형태 차이로도 나타나는데 한국을 비롯한 동양은 크게 웃는 표정을 ‘^0^’로 나타내는 반면, 서양은 ‘:-D’로 표현한다. 미소를 짓는 모습 역시 동양은 ‘^_^’로, 서양은 ‘:-)’로 나타낼 뿐만 아니라 혀를 내민 모습을 표현하는 것도 동양은 ‘^ㅠ^’, 서양은 ‘:-P’로 얼굴의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나게 한다.

동양 이모티콘과 달리 서양 이모티콘은 대부분 입모양의 변화로 감정 표현을 드러내며 이같은 차이는 동양인이 입보다는 눈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라고 논문은 분석했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는 이뿐만이 아니다. 동양은 가로쓰기형 이모티콘, 서양은 세로쓰기형 이모티콘을 주로 사용해 배열 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일례로 ‘돼지’를 표현할때도 동양은 ‘(^(00)^)’로 나타내는 반면 서양은 ‘:8)’로 간단히 표현한다.

하지만 다양한 디자인 개발 등으로 단순 기호를 이용한 이모티콘 뿐만 아니라 더욱 역동적인 그래픽 이미지 등이 사용가능해지면서 개성있는 독특한 표현들이 가능해 이같은 경계는 모호해지고 있기도 하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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