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운자] 국내에서 댄스가수로 활동하다 병역기피로 입국 금지된 한국계 미국인 스티브 승준 유(유승준·43)가 한 방송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제 입으로 군대 간다고 얘기한 적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유승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과거 방송 화면 캡처본을 퍼 나르면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17일 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유승준이 군입대 관련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방송을 앞둔 SBS ‘본격연예 한밤’ 측은 오는 20일 취업비자발급과 관련한 대법원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유승준과 어렵사리 단독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SBS 제작진에게 “저는 처음에 군대를 가겠다고 제 입으로 솔직히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유 씨는 얼떨결에 집 앞에서 만난 한 기자에게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이 다음날 스포츠신문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 하겠다’라는 기사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별 생각 없이 대꾸한 말 한마디 때문에 ‘한국 대중가요계 병역기피의 대상자’라는 주홍글씨 낙인이 찍혔으며 이는 입국금지라는 피해로 이어졌다는 것이 유 씨의 주장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유 씨가 과거 국내 방송에서 군에 가겠노라 수차례 발언했다며 이를 정면 반박했다.
실제로 당시 미국 영주권자로 재외국민이었던 유 씨는 2001년 8월 신검 당시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은 후 4급 보충역인 공익근무요원으로 최종 판정을 받았다. 병무청 신검 현장을 찾아간 한밤 취재진이 ‘4급 판정 받았는데 받아 들일건가’라고 묻자 유 씨는 “그럼요. 받아 들여야 되고 여기서 결정된 사항이니까 따르려 하고 있다”고 대답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영상 속에 담겼다.
신검 이전 때에도 댄스 가수였던 유 씨는 방송에서 종종 ‘남자라면 때가 되면 (군대에) 다 가게 돼있다’, ‘연예인이라서 군대를 기피하는 건 보기 싫다’는 등의 말을 이어가 국방부 홍보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유 씨는 입영 날짜가 다가오자 일본과 미국 공연 일정을 핑계로 일정이 끝나면 바로 귀국하겠다는 각서를 병무청에 제출한 뒤 출국한 후 국내로 입국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이듬해인 2002년 1월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았다. 또 현지 대한민국 총영사관을 찾아 대한민국 국적포기 신청의사를 밝혔다.
유 씨는 이에 대해 당시 “(군에) 입대하면 서른이 되고 댄스 가수로서 생명이 끝난다. 미국에 있는 가족과 오랜 고민 끝에 군대를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병무청은 그해 유 씨를 출입국관리법 제11조에 따라 입국금지처분을 내렸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2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만큼 아직도 유 씨와 관련한 논쟁은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