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글로벌 부동산 통계지도 분석

최근 1년간 변동률, 42개 국가중 26위

PIR지수는 하락세…소득 증가폭 더 커

지방과 단독·연립주택 등 포함 ‘평균의 착시’ 작용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한국이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중 비교적 안정적인 집값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변동폭도 작고, 소득대비 집값 오름폭은 오히려 작아진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끈다. 최근 우리나라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 무주택 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한 현상이란 이야기다.

국토연구원이 매년 반기 주기로 발간하는 ‘OECD 글로벌 부동산 통계지도(2021년 1호)’ 국가별 실질 주택가격지수 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19년 2분기말~2020년 2분기말) 한국 주택가격은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42개 국가 중 중하위권인 26위에 해당하는 오름폭이다.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집값 변동률에서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것이다.

조사대상 국가 중 러시아는 15.8% 변동률을 보여 가장 집값이 많이 뛴 나라로 기록됐다. 그 뒤를 룩셈부르크(13.0%), 터키(9.0%), 폴란드(7.9%), 슬로바키아(7.3%) 등이 차지했다. 미국(4.9%), 캐나다(5.4%) 등 북미지역과 포르투갈(6.7%), 오스트리아(6.1%), 독일(5.1%), 스웨덴(4.8%), 프랑스(4.7%), 벨기에(4.0%), 스위스(4.0%), 이탈리아(3.3%), 핀란드(3.0%)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집값은 우리나라보다 더 올랐다.

우리나라보다 오름폭이 작은 나라는 스페인(2.0%), 덴마크(1.5%), 중국(0.4%), 영국(0%) 등이다. 일본(-1.3%), 인도(0.6%), 헝가리(-8.3%) 등은 집값이 하락했다.

5년 이상 장기 변동률을 따지면 한국 집값 변동률은 뒤에서 여섯 번째 수준으로 작았다. 최근 5년간(2015년 2분기말~2020년 2분기말) 한국 집값은 누적 기준으로 1.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2분기말부터 2019년 2분기말까지 0.9% 하락하는 등 집값 변동률이 떨어졌던 기간도 있었기 때문이다.

5년 기준 한국 보다 집값이 덜 오른 곳은 터키(-0.1%), 이탈리아(-0.4%), 인도네시아(-1.7%), 남아프리카공화국(-3.0%), 브라질(-19.3%) 뿐이었다.

아이슬란드가 43.8% 뛰어 조사대상 국가 중 상승폭이 가장 컸고, 포르투갈(42.6%), 헝가리(41.7%), 록셈부르크(39.7%), 체코(36.7%) 등이 가장 많이 오른 톱5에 속했다. 캐나다(30.4%), 미국(24.1%) 등 북미지역과 독일(28.4%), 프랑스(11.6%), 영국(9.8%)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물론 중국(30.2%), 인도(9.1%), 일본(6.6%), 호주(5.6%)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의 집값 상승폭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컸다.

5년간 한국 집값 상승률 OECD국가 중 뒤에서 6번째[부동산360]
*자료:국토연구원 'OECD 글로벌 부동산통계지도'

한국은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인 ‘PIR’(Price to income ratio)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안정적이다. 한국 PIR지수는 최근 1년간 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기준으론 6.7%나 하락했다. 집값 상승폭보다 국민 소득이 더 많이 오르면 지수가 내려간다.

5년 기준 조사대상 국가 중 PIR지수가 한국보다 더 하락한 곳은 에스토니아(-8.5%) 뿐이다.

스페인(26.2%), 독일(22.2%), 영국(12.0%), 프랑스(10.4%) 등 유럽 주요 국가는 물론, 네덜란드(22.6%), 스웨덴(15.5%), 덴마크(6.5%) 등 복지국가, 미국(2.3%), 일본(6.9%) 등 주요 선진국 등은 모두 PIR지수가 상승했다. 집값 상승폭이 국민 소득보다 더 컸다는 의미다. 국민들이 월급을 통해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더 악화됐다는 뜻이다.

OECD 국가 지표에서 한국 집값이 안정적으로 나타나는 건 수도권 및 주요 광역시는 물론 집값이 하락한 지방을 모두 포함한 전국 기준이기 때문이다. 또 시세 변동폭이 큰 아파트는 물론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 집값 상승폭이 작은 모든 주거 유형을 종합한 변동치란 점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이게 된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말하자면 ‘평균의 착시’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간인 최근 1년간 전국 주택값은 2.85%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시기 강원 –2.90%, 경남 –1.5%, 경북 –1.14%, 전북 –1.14%, 제주 –2.98% 등 광역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방 주택값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jumpcut@heraldcorp.com

5년간 한국 집값 상승률 OECD국가 중 뒤에서 6번째[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