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160억원 날린 ‘이분’…“언제까지 존버?”
김정주 넥슨 창업자 겸 전 NXC 대표이사.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두 달 만에 160억원 손실.”

비트코인이 새해 들어 계속 약세를 보이면서 넥슨의 수익률도 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한때 2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기록했지만 비트코인의 하락세에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두 달 동안 160억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넥슨의 비트코인 매입은 평소 가상자산에 관심이 컸던 김정주 창업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오후 4시 현재 4만6375달러(약 55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1월9일 6만8000달러(당시 약 7997만원)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찍었던 비트코인은 이후 줄곧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11월 최고점 대비 30% 넘게 떨어진 상황이다.

비트코인으로 160억원 날린 ‘이분’…“언제까지 존버?”
김정주 넥슨 창업자 겸 전 NXC 대표이사.

1717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넥슨의 수익 규모도 덩달아 타격받았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해 4월 28일 평균 단가 5만8226달러에 비트코인 1717개를 사들였다.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총 1111억원어치를 매수한 셈이다.

손실에도 넥슨 측은 당분간 비트코인을 매각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을 장기적인 자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이사는 “비트코인 매수는 주주가치 제고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며 “현재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넥슨의 평균 매수단가 대비 1만1851달러 떨어졌다. 매수 당시보다 원/달러 환율(1110.8→1196.9원)이 크게 치솟긴 했지만 넥슨의 수익률 하락을 방어해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4.2% 손실을 봤다. 금액 기준 약 158억원을 잃은 셈이다.

앞서 넥슨은 지난해 4월 비트코인을 사들이자마자 급락장을 만나 한때 약 50%의 손실률을 기록하는 쓴맛을 보기도 했다. 같은 해 7월 비트코인 거래 손해액 44억9900만엔(약 458억원)을 영업외 비용으로 계상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비트코인 가격 폭락은 김정주 창업주에게도 타격을 줬다. 넥슨 주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으로 160억원 날린 ‘이분’…“언제까지 존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업비트 자료]

그러나 10월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가상자산을 금지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치도 빠르게 올라 넥슨은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원금 회복 구간을 넘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그러나 다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넥슨의 수익률도 널뛰기를 하고 있다.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해져 비트코인 역시 단기적으로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