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위한 원포인트 입법에 나섰다. 여가부 폐지가 국정과제에서 빠지면서 일부 지지층을 중심으로 ‘공약 파기’ 비판이 커지자 논란 진화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눈치보기’라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 취임 후 국회에 제출될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첫 충돌 지점이 ‘여가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모두 발언에서 “새 정부에서 여가부는 시한부 부처”라며 “폐지를 위한 입법과 아울러 내부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철저히 파악한 후 부처 순기능을 어느 곳에서 담당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정안에 대해 “여가부의 가족·청소년 업무는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고 여성 진흥정책 업무는 각 부처가 개별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여가부를 대체할 인구가족부 신설 내용도 개정안에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권 원내대표는 “아이디어 차원의 얘기였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여가부 외 다른 부처 등의 조직개편안은 새 정부 출범 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선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입법 과정에서의 난항이 예상된다. 여가부 폐지를 반대해온 민주당은 당장 권 원내대표의 개정안 발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이 번복됐다는 비판이 나오니까 국민의힘에서 부랴부랴 발의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눈치보기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며 “여가부 폐지는 20대 남성들의 표를 갈라치기로 얻어 보려고 했던 공약 같은데 현실적으로 여가부의 역할과 기능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평가가 한편에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의석수 한계를 여론전으로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거대정당 민주당에게 가로막힐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국민에게 공약을 추진하려는 우리 당의 의지와 신의를 보여줘야 한다. 부족한 의석은 국민의 지지로 채워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이 (여가부 폐지를) 절대 통과 안 시켜준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께서 많은 힘을 몰아주시면 그 힘을 바탕으로 정부 출범 이후 정부조직법을 통해 조직개편을 시도해보겠다”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