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 사실상 손절 수준으로 매각
전주페이퍼·모나리자 또 매물로
한국 성과 기대이하 홍콩 이전설
사모펀드(PEF) 운용사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모건스탠리PE)가 외식 프랜차이즈 놀부를 사실상 ‘손절’ 수준의 가격으로 매각한다. 놀부 외 전주페이퍼 등 오랫동안 보유한 포트폴리오 정리에 나서면서 한국시장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PE는 2011년 1114억원에 인수한 놀부를 최근 투자목적특수회사 NB홀딩스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보유 중인 100% 지분 중 절반이상을 약 200억원에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은 지분 또한 처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측인 NB홀딩스 컨소시엄에는 경영에 나설 전략적투자자(SI)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히 어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SI외 키스톤PE와 뱅커스트릿PE가 인수한 A캐피탈이 약 70억원 인수금융에 나서면서 컨소시엄에 참여 중이다.
매각가를 보면 인수가의 절반이하로 사실상 ‘급매(fire sale)’ 수준으로 분석된다. 놀부는 2016년 1200억원에 이르던 매출이 프랜차이즈 간 경쟁 심화로 지난해 400억원까지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모건스탠리PE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기를 놓친 상황이었다.
인수 당시만 해도 놀부는 부대찌개, 보쌈 등을 주력으로 700개까지 매장 수를 확대하는 등 국내 최대 한식 프랜차이즈로 성장가도를 달렸다. 인수 후 갈비, 설렁탕, 분식 등으로 브랜드를 늘리며 사업을 키웠다.
그러나 외식업 경쟁 심화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적자의 늪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자본잠식 수준까지 이르는 등 재무상태도 악화되며 기업가치도 급락했다. 이에 모건스탠리PE는 지난해부터 손절 수준이라도 새주인을 찾아야한다고 판단, 최근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모건스탠리PE가 일찌감치 아시아 전용 펀드를 결성해 한국,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갔지만, 한국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아예 한국 시장을 철수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2008년 투자한 전주페이퍼, 2013년 투자한 모나리자 등을 매각하지 못해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등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인 전주페이퍼, 모나리자의 경우 몇 차례 매각에 실패한 이후 올 들어 또 다시 매물로 나왔다.
IB업계 관계자는 “놀부를 거의 손절 수준으로 매각한 것을 보면 전주페이퍼, 모나리자 또한 눈높이를 낮춰 매각 성사에 집중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며 “모건스탠리PE가 이처럼 한국시장에서 기대이하의 수익을 거두면서 아시아 펀드를 아예 홍콩으로 이전할 것이란 애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