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吳 페이스북 글에 응답 “휴전 제안 적극 수용”
“지하철 선전전 멈추겠다…서울시, 조례 내실 있게 진행해달라”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여 국회 예산안이 처리될 때까지 출근 시간대 지하철 선전전을 중단한다. 서울시가 시위 지하철 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초강수를 둔 지 7일 만이다.
전장연은 20일 성명을 통해 "국회에서 예산이 반영될 때까지 253일차 지하철 선전전을 멈추도록 하겠다"며 "오 시장께서 휴전을 제안한 것을 적극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도 최근 제정된 ‘서울특별시 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 지원에 관한 조례’를 내실있게 진행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 휴전을 제안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한시적 시위 중단을 요청했다.
오 시장은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 이유는 장애인 예산안 국회 처리가 지연된다는 것이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은 전장연이 미워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정치적 사건으로 여야가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에서 관련 예산안 처리가 끝내 무산되는 경우 시위 재개 여부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예산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시민에게 전가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전장연의 시위 방식은 분명히 재고돼야 마땅하다"며 계속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더는 좌시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경고 메시지도 내비쳤다.
전장연은 지난 1년여간 출근길 지하철 역에서 휠체어 바퀴를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우는 등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해왔다. 정부와 국회에 장애인 권리 예산을 반영해달라는 선전전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서울시는 해당 시위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일이 빈발하자 최근 서울교통공사·코레일, 철도경찰과 협업해 심각한 열차 지연이 발생하면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하도록 하며 전장연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무정차 통과 조치는 지난 14일 처음으로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