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별걸 다 하는 ‘쿠팡’의 대반전”
작년 한 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은 카카오 택시도, 넷플릭스도 아니었다. 쿠팡이 선보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국내 모바일 시장을 통틀어 다운로드 전체 1위에 오르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4월 극적으로 부활한 ‘싸이월드’, 택시 승차대란에 이용자가 대거 몰렸던 ‘카카오T’, 중고거래 열풍을 주도한 ‘당근마켓’도 톱5에 들었지만 모두 쿠팡플레이에 밀렸다.
쿠팡플레이는 월 4990원을 내고 쿠팡의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다.
31일 미국 데이터 분석회사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지난해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 중 쿠팡플레이를 550만회에 걸쳐 다운로드해 가장 많이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드라마부터 영화, 예능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1000억원 가량의 물량 공세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쿠팡플레이는 작년 한 해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SNL코리아’를 필두로 배우 수지가 출연한 드라마 ‘안나’,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초청경기 등을 서비스하며 이용자들을 끌어들였다.
매회 톱스타를 초대해 콩트를 선보이는 SNL코리아는 회당 제작비가 약 12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5월 20회에 걸쳐 시즌2를 방영했고, 11월부터 올 1월까지 시즌3(10부작)를 서비스 중이다. 산술적으로 약 360억원이 SNL코리아 제작에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화제의 코너 ‘주기자가 간다’를 통해 대선 후보들과 중량급 정치인들의 인터뷰를 내보내면서 관심몰이에 성공했다.
주춤하던 쿠팡플레이의 인기를 다시 끌어올린 수지 주연의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 역시 제작비 규모가 약 120억원이다.
쿠팡플레이는 한 발 더 나아가 스포츠 중계로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지난해 7월 토트넘을 국내로 불러들여 경기를 주관하고 독점 생중계하기 위해 약 1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토트넘과 국내 K리그 대표팀이 맞붙은 1차전을 보려고 이용자가 폭증했다.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의 묘수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작년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영화 ‘비상선언’과 ‘한산’을 각각 130억원, 150억원에 사들여 독점 서비스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두 영화는 당시 극장에서 개봉한 지 두 달밖에 안 된 신작이었다.
센서타워는 쿠팡플레이가 올해 1월 말 ‘레알 마드리드 대 바르셀로나(엘 클라시코)’ 경기 독점 생중계, 오리지널 시리즈 ‘미끼’ 공개 등을 앞두고 있어 그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