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0% 배터리, 100% 충전까지 5분이면 된다고?”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불과 5분이면 0%에서 100%까지 배터리를 완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향후 스마트폰에도 해당 기술력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앞다퉈 배터리 신기술을 선보이는 상황. 삼성전자에 뒤처지는 카메라, 칩셋 대신 배터리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전성에 있어서는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샤오미의 중저가 브랜드 레드미(홍미)는 1일(현지시간) 5분 안에 4100mAh 배터리를 0%에서 100%까지 충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공개했다.
앞서 200W 초고속 충전 기술을 공개한지 4개월 만에 300W 초고속 충전 기술까지 선보인 것이다. 50% 충전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2분11초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충전기에 더블 GaN(질화 갈륨 소재) 기술과 더불어 50개 이상의 안전 보호 장치가 적용돼 있다”면서 이러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배터리가 “작은 크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배터리 기술력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GaN은 충전기 반도체에 적영되는 소재로 발열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에 부품 간 거리를 가까이 배치할 수 있어 전력 기능 및 안전 표준을 유지하면서도 충전기를 작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샤오미는 추후 신형 스마트폰에 300W 배터리 기술력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근 들어 최신 스마트폰 배터리 기술력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앞서 중국의 또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 리얼미는 세계 최초로 240W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스마트폰 GT 네오5를 출시했고, 또 다른 제조사 비보도 200W 충전 속도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IQOO100 프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울트라에 적용된 최대 45W 고속충전을 압도하는 수치다.
갤럭시S23 울트라의 45W 고속충전 기술은 30분 충전시 최대 65%를 충전할 수 있는 정도다. 통상 0%에서 5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지만 그 이후부터는 충전시간이 현저히 길어진다.
업계에서는 중국 제조사들의 배터리 기술력 ‘자랑’이 삼성·애플에 뒤처지는 ‘후발주자’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다만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다. 초고속 충전 기술에 필연적으로 발열 및 폭발 등 안전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일부 중국 스마트폰들은 폭발 사고를 일으키며 항공기에 반입 금지 조치를 당했다. 중국 비보의 스마트폰 Y20이 선적 대기 중 터지며 불길에 휩싸인 바 있고, 리얼미의 자회사 원플러스의 경우에도 2021년 인도 시장에서 잇딴 스마트폰 폭발 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