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View] 지창욱 “조작된 도시’, 찍는 내내 먹먹했다”
뉴스| 2017-02-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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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브라운관을 맹활약했던 지창욱이 이번엔 스크린에서 제대로 놀았다. 극으로 치닫는 감정 연기부터 고난이도 액션신까지 지창욱은 첫 스크린 주연작 ‘조작된 도시’로 그동안의 목마름을 해소했다.

‘조작된 도시’는 게임 속에선 완벽한 리더지만 현실에서는 평범한 백수인 권유(지창욱)가 누군가에 의해 살인자로 조작되고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풀어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지창욱은 전체 극을 끌고 가는 원톱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상업영화 주연은 처음이라 생각보다 많이 긴장된다. 드라마와는 달라 새롭기 때문에 긴장도 되고 순수 예술을 하는 게 아니라 상업 예술이기 때문에 돈(제작비)의 무게가 무겁다. 요즘엔 남자 투톱나 선배들이 있는 영화도 많은데 그런 구성의 영화로 처음 작업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다. 근데 막상 현장에선 부담을 느낄 게 없었다. 체력적으로 몰아쳤고 감독님이 있고 동료들이 많아서 위안을 받으면서 촬영을 했다.”

2008년 데뷔한 지창욱은 조연으론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주 무대는 브라운관이었다. 타이틀롤을 맡았던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이후 탄탄대로 행보를 이어왔지만 유달리 영화와는 인연이 없었다. 시스템적으론 작업 환경이 다르다보니 낯선 부분도 느꼈지만 지창욱은 그런 선입견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시스템적으론 많이 다르다. 영화는 2시간짜리 시나리오가 나오고 촬영을 시작하고 드라마는 사전제작이 아닌 이상 방송하면서 촬영을 한다. 사전제작이라고 해도 대본이 다 나와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근데 배우가 연기하고 스태프들,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부분에선 다른 게 없었다. 처음 해봐서 ‘영화는 다를거야’라고 생각했던 지점이 오히려 절 더 많이 혼란스럽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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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힐러’와 ‘더케이투’(The K2)를 통해서 물오른 액션 연기를 보여준 지창욱이었지만 ‘조작된 도시’은 만만치 않았다. 게임 속 장면을 현실화 시킨 전투신을 비롯해 와이어 액션, 8차선 카체이싱 등의 액션신을 지창욱은 모두 소화해야 했다. 특히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권유는 유난히 많이 맞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졌기 때문에 연기하는 지창욱의 고충도 상당했다.

“정말 많이 맞았다. 촬영할 땐 길고 많은 테이크를 갔는데 화면은 고생한 것에 비해선 덜 보이는 것 같았다. 한 여름에 경차 안에서 찍은 장면도 힘들었다. 에어컨도 나오지 않은데 좁은 차안에서 외국인 배우와 셋이 촬영하는데 정말 더웠다. 교도소는 음침하게 표현돼 좋았다. 제가 감정을 만들어 쥐어짜지 않아도 됐었다. 처음 교도소를 들어가는 버스안이나 독방에 누워있는 것 자체만으로 정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감정적, 체력적으로 스스로 몰아간 장면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공간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아 재미있었다.”

‘조작된 도시’는 히어로물의 서사 구조는 닮아있지만 그 안에 ‘게임’이라는 소재가 들어가 신선함을 준다. 만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후반 작업도 중요한 작품이다. 지창욱은 시나리오를 보며 상상했던 부분들이 완성본에 잘 표현됐는지 묻자 “이게 우리 영화의 색”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새롭거나 이야기가 복잡한 것도 아닌데 요소들이 독특했다. 그래서 긴가민가했다. 감독님을 만나고 작품을 선택했지만 촬영 도중에도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생각을 했다. CG 작업도 있고 엄마의 환상을 보는 장면, 쌀알 격투신 등은 대본에 쓰여 있지만 상상이 되지 않았다. 막상 영화를 보니 그게 우리 영화의 색인 것 같다. 저도 배우다 보니 개연성을 자꾸 찾게 되는데 우리 영화는 그걸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할리우드 영화도 개연성과 거리가 먼 영화가 있지 않나. 우리 영화도 그런 톤인 것 같다. 오히려 이런 톤이라 영화적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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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액션신과 CG라는 포장지가 ‘조작된 도시’를 싸고 있지만 지창욱은 그 안에 담겨진 감정에 집중했다. 촬영을 하는 내내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권유가 닥친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영화를 찍는 내내 먹먹함을 가지고 촬영했다. 평범한 인물들을 다룬 작품이라 화가 나기도 했다. 힘이 없다고 핍박받고 불합리한 일을 당하는 모습이 먹먹했다. 엔딩은 화사하게 끝났지만 그 조차도 먹먹했다. 그럼에도 세상은 바뀌지 않았고 똑같은 세상을 살아야한다는 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오락영화이지만 ‘조작된 도시’ 안에 담긴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지창욱은 자신이 권유를 연기하면서 통쾌함을 느끼고 응원을 하게 됐던 것처럼 ‘조작된 도시’가 가진 이야기에 관객들이 공감하기를 바랐다.

“우리 영화만의 장점이자 색인 것 같다. 유쾌하고 경쾌하게 풀어냈지만 가벼운 메시지는 아니다. 주제도 무거운 소재다. 볼거리도 많지만 감정적인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게 우리 영화만의 색이 아닐까 싶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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