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20일 고위급 전략협의를 갖고 북한의 추가도발 억제와 도발시 대응방향에 대해 조율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일 청와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북한의 도발 위협 상황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교환했다.
한미 고위급 전략협의는 한미 정상이 지난해 10월 합의한 논의기구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과 대응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변국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사진은 19일 서울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감행시 보다 강력한 대북제재를 경고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가운데)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왼쪽),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일 외무성 사무차관 . [사진=외교부 제공] |
이날 오찬까지 이어진 한미 고위급 전략협의에서는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내기 위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압박조치를 지속하는 동시에 대북제재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과의 공조 확대 방안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이날 오전 서울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북핵ㆍ북한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했다.
외교부는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외교차관 협의회 참석차 방한한 성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비공식 조찬회동을 가졌다”며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도발적 언동과 5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상황평가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회동에서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결의와 각국의 독자제재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대북압박 강화를 위한 3국간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후 성김 대표와 업무만찬을 갖고 한미 양자 차원의 중국과의 협력 강화 방안과 북한 도발시 대응 방안 등 구체적인 대북공조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미일 3국은 전날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일 외무성 사무차관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에서 3국 외교차관 협의회를 열고 북한이 5차 핵실험이나 중ㆍ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더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직 고위 장성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한국과 미국, 중국이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새뮤얼 라클리어 전 미 태평양사령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중국이 북한 붕괴시에 대비한 비밀계획을 갖고 있느냐. 그것은 중국에 물어봐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한반도가 통일돼 북한이 붕괴되거나 변화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미국과 한국, 중국이 근본적으로 대화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전역하기는 했지만 한반도를 관할했던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이라는 미군내 최고위직을 역임했던 라클리어 전 사령관이 북한의 붕괴를 언급한 것을 넘어 이와 관련한 중국의 동참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는 북한이 그동안 3~4년 주기로 핵실험을 해왔던 것과 달리 애초부터 4차와 5차 핵실험을 잇달아 계획했을 수 있다며 4~5월께 5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