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방러 수행단 보니, 김정은 빠지고 경제통
뉴스종합| 2011-08-21 11:27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은 물론 수행자 명단까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김 위원장의 방러 수행단 명단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이 빠진 반면, 경제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물들이 대거 포함돼 방러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수행단 명단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개했다. 수행단에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강석주 내각 부총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양건·박도춘·태종수 당비서,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 오수용 함북도 당 책임비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김영재 주러시아 대사, 심국룡 나홋카 총영사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김정은 부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아,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방중 때처럼 북한에 머물다가 김 위원장이 귀환할 때 접경지역에서 영접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방중과 관련 “장군님의 러시아에 대한 방문은 조러 친선을 더욱 강화발전시키고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천만 군민의 투쟁을 힘있게 추동하는 역사적인 계기로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러한 표면적인 방러 의미와 달리 수행자들의 면면을 보면, 김 위원장은 앞서 이뤄진 방중 목적과 마찬가지로 이번 방러에서도 양국간의 실질적인 경제협력 강화방안 논의에 가장 큰 비중을 둘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실제 수행단에 포함된 인사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 역시 경제분야 인물들이다.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대외 경제교류에 노하우를 가진 인물로, 중국과의 경제협력에서도 사실상 총책임자 역할을 해 북-러 경제협력 논의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식량난과 외화부족 등 만성적인 경제난을 해소해야 하는 북한으로선 장성택의 외자유치 경험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당 비서의 경우 북러 정상회담에서 가스관 사업이 논의될 경우, 이 사업에 대한 러시아측 구상을 파악함은 물론 향후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해 동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수용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는 러시아와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리적으로 맞닿은 함북의 입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며,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과 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의 경우 북러 경제협력의 실무진 성격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강석주 내각 부총리 등 대외정책 총책들이 방러에 동행한 것은 앞으로 진행될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6자회담 등 한반도 정치정세 문제에 대해 러시아와의 고위급 사전협의를 위해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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