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발표 못믿겠다’…커지는 의혹
뉴스종합| 2011-12-21 00:48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에 관한 북한의 발표 내용을 반박하거나 불신하는 주장과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루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사망 날짜가 17일이 아니라 16일이라는 소문부터 김 위원장이 두 달 전에 이미 쿠데타로 사망했다는 황당한 괴담까지 나돌고 있는 것.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김 위원장 사망 발표 당일인 지난 19일 그의 홈페이지에 “굳이 부검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무엇인가 있다는 것”이라며 의구심을 표명하자인터넷에서는 각종 루머와 괴담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런 와중에 정부와 여권 인사들이 20일 ‘북한의 발표 내용을 믿을 수 없다’며 일부 반론까지 제시함으로써 관련 의혹은 기존의 인터넷 루머와 맞물리며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 사망 시점에) 김정일 전용열차가 평양 룡성역에 서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김 위원장이 어디론가 가려고 (열차에) 탄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열차가 움직인 흔적이 없었다”고도 말했다.

북한의 발표처럼 김 위원장이 ‘달리는 야전열차 안’에서가 아니라 룡성역에서 대기 중이던 열차 안에서 숨졌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 19일 김 위원장의 사망을 발표할 때 “12월17일 달리는 야전렬차 안에서 중증급성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쇼크가 합병되였다”며 김 위원장이 달리는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발언 내용도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 김 위원장의 사망 장소 및 시점, 상황 등에 대해 “(북한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애매하다”고 말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발언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정보력 부재’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당사자의 ‘물타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발언의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김관진 국방장관 역시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 위원장의 사망 장소에 대해 “여러 상황을 검토 중으로,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이 16일 밤 평양 관저에서 사망했다’는 관련 첩보도 인지해 진위를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부 탈북자단체는 “김 위원장의 사망시점은 17일이 아닌 16일로, 북한당국이 체제동요를 우려해 발표시간을 늦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 북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열차 내 사망에 대해 “김정일은 복수의 특별 전용열차를 갖고 있다”며 “룡성역에 대기 중이던 열차가 아닌다른 열차를 타고 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북한이 김일성 사망을 ‘집무 중 순직’이라고 미화했던 과거사례를 들어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서도 ‘달리는 열차내 순직’ 등으로 조작했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