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김정은 유일체제’ 속도전 ...권력승계 기간, 김정일의 10분의 1.
뉴스종합| 2011-12-26 09:40
북한 정권이 ‘김정은 유일체제’ 만들기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74년 후계자 추대 이후 20년 이상의 권력승계 작업 끝에 최고지도자로 등극한 데 비해,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 사후 일사천리로 호칭이 격상되는 등 2009년 후계자로 확정된 지 불과 2년여 만에 당ㆍ정ㆍ군의 최고 직책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권력승계 절차는 유사하지만, 승계 기간은 10분의 1로 크게 단축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의 취약한 권력기반을 확고히하기 위해서는 권력승계를 서두를 수 밖에 없을 것” 이라며 “후계구도를 둘러싼 불협화음을 사전에 차단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을 김일성ㆍ김정은과 동일시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미 지난 24일부터 김 부위원장을 최고사령관으로 부르며 추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의 최고사령관’이라는 장문의 정론에서 “우리는 심장으로 선언한다”며 “김정은 동지를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우리의 장군으로 높이 부르며 선군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20년 전인 1991년 12월24일 당 중앙위원회 제6기 19차 전원회의를 열고 추대방식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최고사령관직을 부여한 바 있다.

북한 매체들이 지난 주말부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에게만 사용했던 수식어들을 김 부위원장에게 쓰기 시작한 것도 이같은 권력승계 속도전을 뒷받침하는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조선 중앙통신은 “전군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높이 추켜들었다” 고 보도했다. 이 구호는 김 위원장 사망전까지만 해도 당 총비서인 김 위원장한테만 쓸 수 있었다.

때를 맞춰 김 부위원장의 최측근인 ‘로열패밀리’ 장성택 부부와 우동측 보위부 제 1부부장 등이 권력 전면에 부상한 것도 김정은 권력승계 속도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고모부 장성택이 대장 군복을 입고 고모 김경희가 조문 앞 줄에 서는 등 최근 장성택 부부의 전면 등장이 눈에 띈다” 면서 “여기에다 우동측을 중심으로 한 보위부가 권력 엘리트 견제 역할을 하는 등 김정은 유일체제 구도를 조기에 완성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양춘병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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