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선군정치 김정은, 설 다음에는 中에 매달린다
뉴스종합| 2012-01-22 09:0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선군 정치’ 의지를 명확히 했다. 올 들어서만 두번이나 군부대 시찰을 하면서 자신이 북한 체제의 공식 후계자임을 북한 군부에 강조하고, 이를 통한 체제 안정화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최근 김 부위원장은 인민군 제 169부대를 시찰했다. 이 부대는 오중흡7연대 칭호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자신의 첫 공식 활동으로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방문했다. 김 부위원장이 올 들어서 두번이나 군 부대를 시찰하면서 부친인 김정일 위원장의 통치방식인 선군정치를 이어받고 이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은 올해 신년 공동 사설에서 남쪽 정부를 맹 비난했고 최근엔 김 위원장에 대9한 조문방식을 트집잡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류우익 통일부 장관 등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선군정치’의 연장성 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김정은은 지난해 11월 연평도를 포격했던 4군단을 시찰, 남한을 자극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군부대 시찰 방문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대남관계에서 강하게 나오겠다는 태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미국과는 영양지원을 둘러싸고 ‘벼랑끝 전술’을 펴고 있다. 최근 북한은 미국과의 식량지원 대담 내용을 폭로했다. 북한은 미국에 영양지원을 더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약속됐던 물량을 보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의중 관련 내용을 북한이 나서서 폭로하면서 영양지원 논의는 당분간 파행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반면 중국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식품을 북한에 지원하면서 동맹관계를 과시했다. 중국 적십자사 홍십자회는 지난 16일 북한에 30만위안 상당의 구호 식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지난해 7월 북한이 수해 복구용으로 중국 홍십자회에 요청한 것에 따른 인도적 지원이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이번 지원은 중국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공개적인 의지 표명이자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직후에도 10만톤의 식량을 무상으로 지원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설 연휴 이후 중국이 공개적으로 대규모의 식량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체적인 시점으로는 오는 3월~4월 사이고,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원 물량은 수십만톤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북한과 중국은 김정은 체제 안정 방안과 식량 문제 논의를 위해 고위급 접촉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남한과 미국 등과의 관계 악화를 의도적으로 획책하고, 중국과는 친밀한 관계를 보이면서 김정은 체제하의 북한이 이전보다 더 중국 의존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의 지난해 전체 교역 물량 가운데 70%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나왔다.

김정은은 올해 들어 북한 내에서 중국 위안화 사용을 금지했다. 이를 두고 그만큼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심해졌다는 반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