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최고 존엄이 뭐길래~양대 선거 앞두고 ‘대남 비방’ 격화예상
뉴스종합| 2012-03-07 10:44
북한의 대남비방과 위협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 주목된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표적지와 표적판까지 들춰내며 대남비방 강도를 높이고 있는 데에는 양대 선거를 앞두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려는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일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대남 비방전을 강화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북한 내 체제결속과 총선·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북한이 다음달 총선과 연말대선에 개입해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해 대남 비방전 수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김정은 체제’가 아직 공고화되지 않은데다 4월 당대표자 대회에서 당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체제결속을 당면 현안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관계당국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와함께 북한이 앞으로 대남 비방전을 강화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입함으로써 총선·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표면적으로는 인천 군부대에 내걸린 사진이 자신들의 ‘최고존엄’인 김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직접 건드렸다는 것이 이유이지만 속내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정의의 보복성전’, ‘두 발 가진 미친개’라는 제목의 정론과 글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폭언을 퍼부은바 있다.

특히 6일에는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킨 북한 4군단 소속 부대원들이 이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이름이 적힌 표적판에 사격연습을 하는 장면을 방영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 대통령을 향해 ‘불한당’, ‘하룻강아지’ 등의 표현을 써가며 거칠게 비난하기는 했지만 실명 표적지까지 만들어 사격연습을 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혁명전통의 계승자이자 후계자인 최고존엄이 공격받았다는 것은 분노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남북관계가 좋을 때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한동안 북한의 반발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북한이 향후 국지적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북한의 대남 심리전과 사이버 테러를 방어하기 위한 다각적인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북미회담 이후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남 무력도발을 획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디도스 공격을 비롯한 사이버테러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석희ㆍ신대원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