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기자]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폭언 파문과 관련,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임 의원과 임 의원으로부터 폭언을 들은 탈북청년, 양측 모두를 겨냥해 쓴소리를 던졌다.
진중권 교수는 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unheim)에 임 의원 폭언 파문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여러 건의 글을 통해 밝혔다. 우선 진 교수는 임 의원의 폭언을 폭로한 백요셉 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의 ‘총살’ 언행을 지적하면서, “북에서라면 총살감이다? 적어도 남조선에선 ‘총살’ 같은 극단적 언사는 피했으면 한다”며 ‘총살’이라는 말은 농담으로 할 얘기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어 진 교수는 “백요셉씨는 북조선 문화는 잊어버려라”면서 “북조선에선 수령이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총살시킨다는 얘기. 듣는 남조선 인민, 뜨악한다. 좋아서 여기에 오셨으면, 님이 목숨 걸고 찾아온 자유민주주의의 문화에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동시에 진 교수는 “남한에 온지 얼마 안 돼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과격한 어법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며 임 의원의 언행도 함께 비판했다.
그는 “탈북자도 유권자다. 의원이라면 그 어떤 유권자라도 이념에 관계 없이 섬기는 자를 보여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통일운동’의 범주 안에 탈북자 권익증진과 북한인권운동을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하고, 실천하는 거다. 그보다 더 좋은 사과는 없다”고 임 의원에게 조언했다.
다만, 진 교수는 임 의원에 대해 “보수ㆍ진보를 떠나 나중에 통일과 남북대화를 위해 나라에 귀하게 쓰일 분”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취중이고 상대가 무례했다 하더라도 유권자를 향해 막말하는 것은 공인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다, 딱 여기까지 얘기하면 된다”며 임 의원의 이념에 집중된 누리꾼들의 무차별 공격을 경계했다.
이에 한 트위터리안이 “(임 의원이) 탈북자한테도 변절자라고 말한 것은 북한을 탈북한 것에 대한 것이라곤 해석할 수 밖에 없잖아요?”라고 묻자 진 교수는 “제가 우려했던 게 딱 그런 자세입니다. 그런 논리라면 백요셉이 “우리 북한”이라고 말한 것은 위장귀순이란 뜻이 되겠지요”라며 이번 사건이 ‘임 의원=종북’ 낙인찍기로 흘러가는 것에 일침을 가했다.
끝으로, 진 교수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 인권운동에 진보 진영이 참여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진보가 북한 인권운동에 앞장서야 “인권을 빙자한 반북반공 운동의 수준을 넘어, 진정한 인권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통합진보당에서도 이 의제를 당 활동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을 생각해 볼 만 하다”고 조언을 전했다.
한편, 백요셉 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 의원이 자신에게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하태경(새누리당 의원) 그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거야”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임 의원 측은 “새로 뽑은 보좌진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탈북청년이 제 보좌관들에게 ‘북한에서는 총살감’이라는 말을 한 것에 대해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나온 발언이었다”고 해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으나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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