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장성택·방중은·김정은 체제 화룡점정 + 경제개혁 신호탄
뉴스종합| 2012-08-14 10:25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실세중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은 김정은 체제의 화룡점정이 될 전망이다. 장성택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 당 제1비서로의 권력승계를 마치고 리영호 전 군총참모장 숙청 등 내부 권력투쟁을 마친 북한이 장성택의 방중을 통해 최대 우방이자 혈맹인 중국과 관계강화에 나선 것이라 할 수 있다.

장성택의 방중은 표면적으로는 경제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그가 지닌 무게감이나 대표단 규모 등으로 볼 때 정치외교적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중경협 지지부진하자 장성택 직접 나서=장성택은 이번 방중기간 북중 경제협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은 계획경제와 배급제를 완화하고 일부 시장경제 제도를 도입하는 ‘6·28 신경제관리 체제’의 실질적 사령탑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내부 인프라가 미약한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장성택의 방중목적에서 경제분야가 우선시되는 이유다.

장성택의 첫 방중 일정 역시 14일 열리는 ‘라선 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공동개발 및 공동관리를 위한 조중 공동지도위원회 제3차 회의’ 참석으로 시작된다. 라선·황금평 공동지도위원회 북한측 수석대표인 장성택은 중국측 수석대표인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과 이 지역 개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북중은 의욕적으로 라선·황금평 개발을 시작했지만 양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은 동북3성의 물류비 절감 차원에서 라선지구 개발에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만 황금평·위화도 개발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황금평·위화도 지역의 경우 공단개발을 위해 대규모 토목공사가 불가피한데 양국은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형편이다. 저장(浙江)성 등 지방정부나 중국 민간차원의 투자도 지지부진하다.

정부 당국자는 “나진이나 황금평 등의 상황은 북중간 개발 합의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다”며 “북한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되자 장성택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라선·황금평 회의 이후에는 15~16일 중국 남부와 동북3성 등지에서 경제시찰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방중 대표단에 리광근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중국을 상대로 외자 유치활동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정은 방중 사전정지작업 이뤄질 듯=장성택이 김정은 당 제1비서의 고모부이자 북한의 실세라는 점에서 이번 방중활동이 경제분야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은 28세에 불과한 김정은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지탱하는 핵심권력이다. 장성택은 방중기간 중국의 당정군 고위인사들과 만나 한반도정세 등 북중현안에 대해 포괄적인 의견교환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던 북중관계도 정상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북중은 이미 김영일 당 국제부 부장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당 대외연락부장의 교차방문을 통해 관계복원을 모색한 바 있다.

특히 장성택의 방중은 후계세습을 마무리한 김정은의 첫 방중을 앞둔 사전정지작업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방중 문제는 이번 방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라며 “장성택의 위상으로 볼 때 북중간 구체적인 얘기를 주고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정은 체제 완전히 정착되려면 향후 5년이 중요한데 이 기간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북한의 예속이 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장성택은 16일까지 경제관련 활동을 마친 뒤 17일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수뇌부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