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MB 일왕 사과하라하자 일본은…
뉴스종합| 2012-08-15 10:16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독도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마주보고 달리는 폭주기관차 형국이다.

일본이 2012년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가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독도를 방문한 뒤 한일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급기야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각료가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마쓰바라 진(松原仁) 국가공안위원장은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2차 세계대전 패전일인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2009년 9월 민주당 정권이 출범한 이후 각료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郞) 국토교통상도 이날 중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혁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온 민주당 정권은 출범 이후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억제해왔다.

하지만 민주당 정권의 각료들이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함에 따라 한일관계는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일 양국은 현재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강대 강의 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이달 말 예정됐던 한일 연례 재무장관회의를 일방적으로 연기한데 이어, 다음 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추진키로 했던 한일정상회담과 정상간 셔틀외교 등 정상 및 고위급 대화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로 끌고 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는가하면 중국, 러시아와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 열도와 쿠릴 4개섬 등과 함께 독도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일 양국간 상호 자극적인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14일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 정부와 언론은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3일 국회의장단과의 오찬에서는 일본의 독도 ICJ 제소 등 반발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는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의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 역시 이 대통령이 내세운 국정 슬로건인 ‘글로벌 코리아’를 언급하면서 “한국은 글로벌 코리아를 표방하고 있다. 당연히 ICJ 제소에 응해야 한다”며 도발하기도 했다.한편 독도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된 상황에서 양국간 자극적인 발언과 대응이 잇따르고 런던올림픽 축구 한일전 때의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 사건까지 겹치면서 양국 국민간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