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대통령은 일본과 전쟁중인데...외교관은 ‘골프삼매경’
뉴스종합| 2012-08-16 18:28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광복절이었던 15일 이규형 대사를 비롯한 주중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중국에서 직원 골프대회를 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대사 등 주중 한국대사관 직원들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소재 공관에서 광복절 행사를 갖고 인근 동방명주 골프장에서 오후 1시(현지시간)부터 골프대회를 열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16일 “참석인원은 43명이었으며 비용은 참석자 개개인이 400위안(7만1000원 가량)씩 부담했다”며 “업무에는 지장이 없는 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사관측은 “최근 대사관 직원이 많이 교체돼 송별과 단합대회 차원에서 골프 행사를 마련했다”며 “매년 3월 1일과 8월 15일 단합대회를 해왔다”고 해명했다. 다만 올해 3·1절 때는 골프대회를 갖지 않았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 이에 맞선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와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움직임 등으로 한일 외교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관들이 대규모 골프행사를 가진 것이 적절했느냐이다.

한중간에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서해상 중국어선 불법조업, 탈북자문제, 그리고 최근에는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씨 고문 의혹 등으로 대립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비장한 어조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전시(戰時) 여성인권 문제로 규정하고 일본 정부의 책임을 촉구할 때, 외교관들은 골프나 치고 있었다는 비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의 실세중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시점이기도 했다.

장 부위원장의 방중은 향후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장 부위원장의 방중 움직임 파악 및 분석, 정보수집 및 보고를 1차적으로 책임져야할 대사관 직원들은 골프대회를 이유로 자리를 비우고 말았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