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한일관계 최악…日, 北과 反MB연대?
뉴스종합| 2012-08-30 11:19
4년만에 북·일 정부간 대화
日언론 “北, 한·일 갈라놓을 기회”



일본이 북한과 4년 만에 정부 간 대화를 재개해 우리 정부는 두 나라 간의 관계개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 정부가 남북 관계와 한ㆍ일 관계가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을 기회로 이용, 일본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으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이 끊긴 데다 수해까지 겹쳐 상황이 ‘절박한’ 북한을 상대로, 한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협상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전일에 이어 30일에도 북한과 일본은 중국 베이징에서 과장급 회담을 이어갔다. 다음달 열릴 국장급 본회담 의제를 조율한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북한 내 일본인 유골 반환 및 유족의 묘소 참배에 우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최대 관심사인 피랍자 문제 논의에 대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향후 추가 접촉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합의할 여지는 남았다.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도 29일 기자회견에서 “(북ㆍ일 회담이) 쉽게 성과를 낼 것으로 낙관하지 않았던 만큼 꾸준히 협상을 해 나가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총선을 앞둔 일본 정부로서는 이번 북ㆍ일 회담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북한으로서도 ‘6ㆍ28 경제관리개선조치’ 등으로 경제개선에 주력하기 위해서는 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일제 통치에 대한 일본의 보상금이 절실하다.

산케이신문도 30일 “북한은 이명박 정권과 첨예하게 대립하며 이 대통령의 독도 상륙도 ‘정치적 익살극’이라고 비판했다”며 “현재 한ㆍ일 관계는 전후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북한에는 이번 회담이 한ㆍ일 사이를 갈라 놓는 쐐기를 박을 기회”라고 분석했다.

북한과 일본은 2008년에도 일본인 피랍자 문제에 이견을 보이며 대화가 결렬됐다. 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김정은 체제로 바뀐 만큼 이번 대화에서는 진전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보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피랍자 문제를 공식의제에서는 빼더라도 대표단 단장 간 비공개 접촉을 통해 다루는 형식 등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양국이 모두 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고위급 회담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민간과 정치권의 교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홍길용ㆍ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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