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상관살해 귀순 북한군 송환 요구하지 않는 까닭은?
뉴스종합| 2012-10-16 10:53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지난 2일 동부전선의 ‘노크귀순’과 6일 경의선 남북관리구역을 통한 귀순 등 잇따른 북한군의 귀순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응이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남한이 노크귀순 파문으로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고개 숙여 대국민사과를 하고 장성 5명과 영관급 9명이 문책당하는 등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정작 귀순이라는 심각한 군 기강해이가 빚어진 북한에서는 침묵만이 흐르고 있다.

단지 지난 7월 리영호 전 총참모장 실각 이후 차수 칭호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현영철 총참모장이 두달여만에 대장으로 계급이 강등돼 잇따른 북한군 귀순으로 문책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현영철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67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 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차수가 아닌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1일 발행한 사진에서는 현영철의 계급장 일부가 포토샵 등을 이용해 기술적으로 지워진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초 상관 2명을 살해하고 6일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의 경우 북한이 범죄인 인도라는 명분으로 송환을 요구해 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열흘이 지나도록 송환 요구는 없었다.

이는 지난해 6월 소형 선박을 이용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하한 뒤 귀순한 주민 9명에 대해 북한 당국이 남북관계의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하며 조속한 송환을 요구하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북한의 귀순자에 대한 이 같은 태도 변화는 나름 계산과 분석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16일 “북한이 현 정부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송환을 요구할 경우 남북간 접촉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남북대화는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이어가기 위해 송환 문제를 꺼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기본적으로 북한군의 귀순은 자기들 입장에서 치부일 수밖에 없다”며 “우리도 그렇지만 귀순 과정에서 북측 철책과 전기 철조망이 뚫렸지만 파악 못했다는 점 등도 감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