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씨앗 뿌린 한·아프리카포럼 열매로 가꿔야"
뉴스종합| 2012-10-19 10:59
아프리카인들은 그들의‘금’을 ‘보다 나은 삶’으로 변화시켜 줄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투자를 해주기를 원했다. 또 우리 측에서는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를 희망했다.


수년 전 아프리카연합(Afircan Union)을 방문했을 때 당시 장핑 AU 집행위원장이 아프리카를 가리켜서 ‘금광 위에 앉아 있는 거지’라고 웃으며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풍부한 에너지 광물자원, 인구 10억명의 거대시장, 경작 가능한 광활한 토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아직도 빈곤이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아프리카를 빗대어 말한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폐허 위에 앉은 거지에서 마법 같은 기적으로 변신한 부유한 왕자로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보이지는 않을까?

17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3차 ‘한·아프리카 포럼’에서는 이러한 마법을 아프리카에서 재현하고자 하는 아프리카 참석자들의 염원과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개막식에서 축사를 한 사타 잠비아 대통령은 본인의 김치 사랑에 관한 유머와 함께 한강의 기적을 나눌 수 있는 협력을 강력히 희망했으며, 베르하네 에티오피아 외교장관 대행은 포럼 폐막사에서 에티오피아 경제개발의 롤 모델은 한국이라고 밝히면서 한국의 개발경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를 원했다.

포럼에 참석한 연사들은 한국의 경제개발 성공비결을 다양하게 분석해 제시했다. 므웬차 A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의 현명한 투자 결정과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의 활용, 교육, 리더십 및 근면성 등을 꼽았고, 제프리 삭스 교수는 개발협력에 관한 제1세션 기조연설에서 한국을 ‘교육이 주도한 개발 모형(education-led development)’이라고 분석했다.

많은 아프리카인들은 한국 자동차의 약진과 휴대폰이 미국 기업 제품과 경쟁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들이 가진 ‘금’을 ‘보다 나은 삶’으로 변화시켜 줄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많은 투자를 해주기를 원했다. 또 우리 측에서는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를 희망했다.

외교통상부와 아프리카연합(AU)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제3차 ‘한·아프리카 포럼’은 잠비아 대통령과 아프리카 18개국 장차관급 대표단 등 500여명이 참석해 큰 성황을 이루었다. 이러한 포럼을 통한 다자적인 아프리카 지역 협력은 개별국가와의 양자협력과는 달리 큰 틀에서의 한·아프리카 협력의 방향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장관급회의 외에도 공개 세션으로 진행된 3개 패널에서 개발협력, 통상투자 및 평화안보 분야, 한·아프리카 협력 방안에 관한 다양하고 풍부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한·아프리카 관계가 아직 시작단계이긴 하지만, 이번 포럼을 계기로 구체적인 협력사업들이 발굴되고 협력을 이끌어갈 새로운 모멘텀이 마련됐다.

‘나무를 심어야 할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었다. 그다음으로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제3차 포럼에서 심은 ‘한·아프리카 협력 모멘텀’이라는 작은 나무가 2015년 아프리카에서 개최될 제4차 포럼에서 더욱 구체적이고 풍성한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이제는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일에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