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배보다 배꼽 큰 ‘통일항아리’...홍보비 7억, 모금액 3억8천
뉴스종합| 2012-10-24 10:15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류우익 통일부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통일항아리’ 사업 모금액이 홍보비에도 못 미치는 등 배보다 배꼽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항아리는 옛날 어머니들이 어려울 때를 대비해 항아리에 쌀을 조금씩 비축했던 것처럼 통일재원을 미리 적립하자는 취지로 류 장관이 직접 이름까지 지었다.

하지만 2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우상호 민주통합당 의원실측에 따르면, 통일부는 통일항아리 홍보비로 7억여원을 사용했지만 모금액은 9월말 현재 3억8400만원에 불과했다.

통일부는 통일항아리 홍보와 관련해 광고비 2억9300여만원, 홍보자료 제작 6600여만원, 토크쇼 5000여만원, 홈페이지 제작 및 유지에 3700여만원 등을 집행했다.

반면 통일항아리 주관단체인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통일생각)’ 간부들과 발기인들조차 모금에 참여하지 않는 등 모금활동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성명숙 간호협회 회장, 김충배 평화통일국민포럼 이사장, 이상철 이지스글라스 회장, 엄종식 서울대 교수 등 통일생각 이사 4명 전원이 9월말 현재 모금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발기인 32명중 모금에 참여한 사람도 3명뿐이었다.

그나마 전체 기부자 633명 중 통일부 공무원이 318명에 달하는 등 대부분은 통일부 소속 공무원이나 관련단체 회원들이었다.

우 의원실측은 “통일항아리 모금은 통일생각이 담당하고 있지만 통일생각 내부에서조차 모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넉달 전 법인등록을 마친 이름도 생소한 통일생각이라는 단체가 주관하는 사업에 통일부는 홍보비로 7억여원이나 쏟아 부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와 함께 류 장관이 통일항아리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류 장관은 통일생각의 법인등록보다 앞서 통일기금을 접수하고 다녔는데 이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것이다.

우 의원은 “이명박 정권 5년 내내 개점휴업하던 통일부가 정권말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결국 기부금품법 위반이라는 불명예만 안게 됐다”며 “불법행위가 난무한 것에 대해 류 장관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내부 검토 결과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홍보비의 경우 재원마련뿐 아니라 통일교육과 통일외교 등이 포함된 액수이기 때문에 통일항아리 홍보비만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