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北, G2 권력이동에 이중적...中 축하 VS 美 냉담
뉴스종합| 2012-11-09 09:44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주요2개국(G2) 시대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정치리더십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당 총서기 등극을 앞둔 중국을 향해서는 형제국이라며 친선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미국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에 하루 앞선 지난 7일 대회 성공을 축원하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북한은 축전에서 “우리는 중국에서 이룩된 성과들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형제적 중국인민이 공산당 두리에 굳게 단결해 전통을 계승하고 미래를 개척하며 부유한 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위업수행에서 계속 훌륭한 성과를 이룩하리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중 두 당,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이 마련하고 키운 전통적 조중친선을 수호하고 대를 이어 변함없이 강화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앞으로도 중국동지들과 함께 조중 두 나라 인민들의 공동 재부인 전통적 조중친선을 강화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그러나 오바마 미 대통령 재선에 대해서는 9일 오전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첫 당선 때는 당선 확정 이틀이 지난 11월 7일 조선중앙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해 논평 없이 선거 결과를 전했다.

특히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같은 날 “미국에는 변혁을 호소하는 대통령이 등장했다”면서 “(한반도)정세 발전이 새 국면에 들어설 조짐”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 재선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오바마 1기의 대북정책이 자신들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미국이 여전히 대북 적대시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북한 노동신문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 7일 ‘핵위협과 전파의 장본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바마 정권은 겉으로는 ‘핵전파방지추진’과 ‘핵무기감축’을 떠들면서 핵무기현대화와 새로운 핵무기연구개발, 핵무기운반수단들을 만들어내기에 광분했다”며 “오바마 정권이 수립된 후 지금까지 빛깔 좋은 ‘비핵세계’ 간판 밑에서 열핵전쟁 위험성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단지 외부소식을 신속하게 전하지 않는 북한의 관행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 당국자는 “미 대선 결과를 이틀만에 보도한 2008년이 이례적인 일이었다”며 “조만간 대북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라고 주장하거나 논평 없이 선거결과만을 보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언론은 2000년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 때는 10여일 뒤, 2004년 부시 대통령 재선 때는 5일 뒤 관련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