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정부, 리처드슨 방북에 찜찜...“개인 목적일 뿐”
뉴스종합| 2013-01-07 09:45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일행이 이르면 7일 방북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는 개인 차원의 방북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북한의 지난해 12월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읽힌다.

정부 당국자는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방북은 개인 목적의 방북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 당국간 협의한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리처드슨 전 주지사 일행은 미 정부 당국자와 동행하지 않는다”며 “미 정부로부터 어떤 메시지도 가져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뉼런드 대변인은 특히 “솔직히 최근 북한의 행동을 고려했을 때 방북 시점이 특별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을 압박해야 할 시점에 전직 미 고위인사의 방북이 제재국면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은 리처드슨 전 주지사 일행의 방북 목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 석방에 대해서도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한과 접촉중이라며 방북단이 미국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 일행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한 듯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출연해 “이번 여행의 목적은 개인적이고 인도주의적”이라며 “우리는 미 정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국무부가 약간 과민해하는 것도 이해한다. 국무부 요청에 따라 한국 대통령 선거를 고려해 방북 시점을 애초 12월에서 늦춘 것”이라면서 “나중에 방북 결과를 평가해보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배씨 석방 문제와 관련해선 “미 시민권자가 북한에 억류돼 있다”며 “그의 아들로부터 그가 석방되기를 바란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의 억류 문제를 이슈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평양으로 가는 경유지인 베이징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입장을 들어보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해 보겠다”며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의 변화상을 살펴보는 것도 이번 방북 목적의 일환임을 시사했다.

한편 리처드슨 전 주지사 방북에는 슈미트 회장을 비롯해 북한통인 토니 남궁 아시아 담당 특별고문과 재러드 코헌 구글 아이디어 소장 등이 동행한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