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탈북녀, ‘음식물쓰레기’라는 말 듣자…발끈
뉴스종합| 2013-02-04 09:35
[헤럴드생생뉴스]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단어 중 하나가 ‘음식물 쓰레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식량난에 아사자가 속출하는 북한에서는 남은 음식물이라 하더라도 쓰레기라는 표현은 도저히 쓸수가 없다는 것.

탈북자 인터넷신문 뉴포커스는 3일 음식물 쓰레기라는 말은 심지어 탈북자들에게 화를 붇돋는 표현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음식을 어떻게 ‘쓰레기’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청진에 살았다는 탈북자 강 모씨는 뉴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있을 당시 평양의 중앙당 친척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창광동 간부사택 쓰레기장에 가보니 돼지대가리, 동태 등이 멀쩡한 채로 버려져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냉장고에 며칠 묵어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어차피 또 배급되니까 문제없다’는 말을 듣고 평양의 간부들과 너무 다른 우리동네 모습이 떠올라 분노가 치밀었다”고 전했다.

그는 “초창기 한국을 잘 모를 당시 사람들이 음식을 아낄 줄 모르는 모습을 보니 그때 평양 생각이 나서 화가 난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탈북자들의 음식에 대한 애착은 한국에 와서도 여전하다. 탈북자끼리 돈을 모아 식당을 운영한 적이 있다는 한 탈북자는 방송에서 “손님들이 남긴 음식을 모아 우리들의 식사로 대신했습니다. 한국인들 보기에는 더럽다고 할지 몰라도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을 생각하면 저희에겐 진수성찬이니까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에 있을 당시 화교 집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는 탈북자 이 모 씨는 “화교들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집 밖으로 챙겨서 나올 때도 반드시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만 했다. 그들이 먹고 남긴 음식 덕분에 우리 식구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에서는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음식 부산물을 ‘찌꺼기’ 혹은 ‘뜸물’ 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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