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페리 전 美 국방, “군사공격으로 북핵 제거 불가능”
뉴스종합| 2013-02-06 09:37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예고 이후 한국과 미국에서 선제타격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군사공격으로 북한의 핵능력을 제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동북아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페리 전 장관은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는 이곳저곳으로 옮길 수 있다. 설령 핵시설을 찾아내도 얼마든지 이동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 1994년 북한 영변 핵시설 폭격 계획을 수립했던 것을 언급한 뒤, “당시에는 북한의 모든 핵시설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 한 번의 타격으로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부연 설명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선 “북한이 보유중인 플루토늄의 양을 감안하면 5~6개의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능력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1년에 2개의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 때 대북정책조정관을 맡아 북미 호혜관계 구축을 위한 3단계 접근방식인 ‘페리 프로세스’를 입안했던 그는 “대북 포괄적 해법인 페리 프로세스의 원칙들이 지금도 적용 가능하다”며 “우리가 희망하는 북한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인정하고 협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페리 전 장관과 함께 심포지엄에 참석한 핵물리학계의 거장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의 3차 핵실험 파괴력과 관련, “북한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것처럼 핵폭탄을 만드는 것 같은데 폭발력이 20킬로톤(kt)이었다”며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이 20kt이 돼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숨겨놓은 시설이 있어 HEU를 생산할 능력이 된다고 본다”며 “다른 시설까지 가동해 우라늄탄 1~2개는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헤커 박사는 특히 “진짜 위험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더 만들더라도 밖에서는 알 수 없다는 사실”이라며 “HEU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헤커 박사는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초청으로 방북해 원심분리기 1000여개를 갖춘 대규모 우랴늄 농축시설을 목격하고 국제사회에 알린 바 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