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중국, 북한 정책 재검토한다는데...
뉴스종합| 2013-03-14 10:04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중국에서 10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중국 지도부가 북한 정책 재검토에 나설지 주목된다. 중국이 10년 전과 달리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의 한축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정책도 손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이전까지는 북한 정권의 붕괴를 우려해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도 불구하고 지지해왔지만 조금씩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 북한에 대해 ‘이제 손 쓸 수 없게 됐다’고 말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실제 중국내에서는 정치·경제·군사적으로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몇 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을 수도 있는데 이웃한 북한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 뒤에는 중국인들의 주중 북한대사관 항의전화가 쇄도하고 반북시위가 곳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특히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대북정책을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공산당 고위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의 한 간부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고 한반도 통일을 적극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대북원조를 줄여야한다는 사설을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새 지도부가 대북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에 가깝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에 압박용이라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다고 해도 중요한 정책은 집단지도체제에 따라 결정하고 있는 만큼 대북정책 수정이라는 중요한 결정에 쉽게 합의하지는 못할 것으로 가능성이 크다. 또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에 대해 대중 포위전략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지정학적 이유에서도 북한을 포기하기란 위험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현재로선 중국이 당분간 현재의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홍콩 명보(明報)는 13일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중국은 부패 척결 등 당내 문제 해결을 우선할 것이며 외교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당분간 기존 노선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정승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센터장은 “중국에서 대북정책 변화 움직임은 보이지만 아직 확실하게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중국은 이전에도 대북정책 변화 조짐을 보이다가 결국에는 북한의 안정이 자신들의 국익에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약간 기대감 섞인 발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외교소식통 역시 “오바마 2기 출발과 함께 더 위협적인 도발을 감행한 북한은 미국에게 골치 아픈 안보현안”이라면서 “중국을 확실하게 견인해 북한이 운신할 수있는 폭을 좁히려는 전략”이라며 중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한 발언이라고 풀이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