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핵 보유국 인정·체제안정 노림수
뉴스종합| 2013-04-04 11:23
북한의 도발 위협이 끝모를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새 정부를 테스트하는 동시에 기존의 한반도 정세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은 3일 개성공단 통행 차단에 이어 4일에는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백악관을 겨냥한 핵타격 작전이 최종적으로 검토·비준된 상태라고 통보했다. 담화는 이어 최고사령부가 밝힌대로 군사적 실전 대응조치를 연속적으로 취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은 실제 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북한은 사거리 3000~4000㎞로 괌까지 타격 가능한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미사일을 동해안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포착됐다. 또 지난 2일 5㎿급 흑연감속로를 포함한 영변 핵시설을 다시 가동한다고 밝히면서 이곳에서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도발 구실은 한국이 자신들의 존엄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과 미국의 최첨단 무기의 한반도 전개를 꼽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 통행 차단에 앞서 개성공단이 북한정권에 ‘달러박스’ 역할을 한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괴뢰역적들이 개성공업지구가 간신히 유지되는 것에 대해 나발질(헛소리)을 하며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없이 차단·폐쇄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에서는 한ㆍ미 합동군사훈련에 미군의 B-52, B-2 전략폭격기, F-22 전투기, 핵잠수함, 구축함 등이 참여한 것을 일일이 거론한 뒤 “미국에 의해 강요되고 있는 핵전쟁을 막기 위해 자주권 수호의 전면대결전에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분노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와 전문가들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 위협의 목적은 핵 보유국을 인정받고 체제보장과 평화협정 체결 등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데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과 미국을 겨냥해 대화냐 대결이냐 양자택일하라는 것”이라며 “경제문제에 주력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교착국면을 타결해야 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자 벼랑 끝 전술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의도가 먹히지 않을 경우 심각한 추가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잇단 도발은 미국에 평화회담과 평화체제 이행을 강요하려는 것인데, 도발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대미용으로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핵탄두를 미국에 도달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대남용으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판문점 등에서 국지도발이나 무력시위를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