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케리 美국무, 12일 첫 해외순방으로 한국 오는 이유는...
뉴스종합| 2013-04-11 10:04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2일 오후 방한한다. 지난 2월 4일 취임 이후 첫 방한이다. G8 외무장관 회담을 마치고 12일부터 15일까지 한중일 3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동아시아 순방 일정 중 첫 방문국으로 한국으로 골랐다. G8는 다자기구인만큼 사실상 첫 해외순방인 셈이다. 강대국 중국과 오랜 혈맹인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를 제일 먼저 방문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현안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케리 국무장관은 방한 당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나 회담을 갖고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협의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2일 워싱턴DC에서의 회담에 이어 열흘만에 두번째 만남이다.

이에 대해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흘 간격으로 연이어 개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새로운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양국 정부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표현은 ‘새로운 협력관계’지만, 실상은 무더기 현안의 해결이다. 우선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영변 핵시설 재가동 선언과 개성공단 잠정 폐쇄 등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미국, 중국, 북한 등 한반도 문제 당사자들이 하루빨리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회담에서 동맹으로서 수호의지를 천명한 만큼 이번 회담에선 구체적으로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방법과 시기, 미사일 발사 시 따를 추가 제재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원자력협정과 주한미군 방위금 분담협정도 주요 의제다. 미국 내 비준 절차 시한을 감안, 8월까지는 개정협상이 마쳐야하는 원자력협정은 원활한 연료공급을 위해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이 필요하다는 한국 측과 핵무기 비확산을 위한 ‘골드 스탠더드’에는 예외가 없다는 미국 측 입장이 팽팽하다. ‘골드 스탠더드’란 미국이 원자력협정을 체결하면서 상대국에 핵연료 농축과 사용후 연료 재처리 권한을 포기하도록 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 회담에서 케리 국무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전 타결을 희망한다”고 밝힌 만큼 이번 방한에서 진전이 이뤄질 지가 관건이다. 현재 꾸려지고 있는 범 정부적 협상 TF팀 구성과 본협상 개시일자도 이번 조율 결과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이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sequester)에 따라 국방비 감축이 불가피해지면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9차 협정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우리 정부의 분담 비율은 42%, 올해 분담금은 8695억원이다. 미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50% 이상의 분담률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며, 이번 회담에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당초 10일로 예상됐던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지 않자 북한 전문가들은 “정치적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케리 국무장관 방한 기간 중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