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잇단 비난·위협 불구 두차례 대화 제의 신중함 돋보여…개성공단 사태 해법 주목
학자 출신의 류 장관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윤병세 외교장관, 김관진 국방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등이 포진된 박근혜정부의 첫 외교안보라인에서 연륜과 행정경험이 가장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박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면서 류 장관이 남북관계 주무부서의 장관이자 사령탑으로 비교적 자기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의 연일 쏟아지는 비난과 위협 속에서도 두 차례 대북 대화 제의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류 장관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취임 일성으로 ‘묵직’ ‘듬직’ ‘솔직’을 표방했던 류 장관은 빈사 상태에 이른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도 신중하게 움직이지만 한번 움직이면 뒤로 물리지 않는 진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류 장관은 지난달 30일 한 강연에서 북한의 김관진 국방장관의 사죄 요구 등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는 눈곱만큼도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 들어주는 식으로 개성공단이 정상화된다면, 개성공단은 의미가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긋기도 했다. 류 장관은 그러면서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는 원칙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화에 나설 것을 재촉구했다.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다. 북한은 3월 2일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밝힌 통일부 업무보고 당일 군 통신선을 차단하고, 류 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의 의미를 강조한 이튿날인 4월 3일 개성공단 통행 제한 조치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류 장관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긍정적인 언급을 할 때마다 북한은 재를 뿌리고 나선 셈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험지를 북한이 한층 더 꼬고 있는 마당에 류 장관이 어떤 해법을 낼지 주목된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