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朴대통령, “北 개성공단 스스로 대가 치르고 있어” - 장기화 불가피
뉴스종합| 2013-05-08 10:23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잠정폐쇄중인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박 대통령은 먼저 북한이 개성공단과 관련된 남북 합의를 깨 국제사회에 신뢰할만한 투자처가 못 된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핵무력 건설과 함께 내세운 경제건설을 위한 투자를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미 스스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북한이 대가를 치러야 되는 것은 군사적 문제뿐 아니라 개성공단 같이 북과 남이 서로 합의했는데 하루아침에 물거품같이 무시해버렸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남아있는 국민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식자재라도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제안마저 거절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다 철수시켰다”며 “이 상황은 국제사회가 다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 대한민국의 기업이나 세계의 기업이나 어느 누가 합의를 지키지 않는 곳에 투자를 하려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경제발전이 가능하겠느냐”며 “북한은 이미 잘못한 행동에 대해 스스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 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도 맞닿아 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비핵화를 절대시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달리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면 대북지원과 경제공동체 건설 등 적극적인 화해정책을 펼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북한의 잘못된 선택과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의지도 내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뚜렷한 변화가 없는 한 개성공단 정상화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도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지난 6일 국회에서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 “나중에 빈껍데기가 되더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겠다고 하는 확약이 필요하다”며 “그냥 돌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이 내걸고 있는 개성공단 정상화 조건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8일 “북한이 거론하는 대북전단 살포나 언론보도 문제는 민간 차원의 영역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미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참여하는 한미 연합훈련 등 대북 적대행위와 군사적 도발 중지를 개성공단 정상화 조건으로 내걸면서 완제품 반출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의 조차 응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남북의 입장이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면서 개성공단 잠정폐쇄 국면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