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독일 작센주의 주도 드레스덴이 통일 독일의 대박 도시로 알려진 가운데 한반도 통일의 대박이 될 북한판 드레스덴은 어느 곳일까에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역사가 깊고 경제성이 높은 개성이 가장 유력하고, 신의주나 동북아 물류 허브로 부상중인 나선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드레스덴에서 통일의 구체적 청사진과 통일의 민족사적 이익, 포괄적 대북지원과 협력방안 등 통일대박론을 뒷받침하는 ‘드레스덴 독트린’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성·경제성 장점 큰 개성이 유력=북한판 드레스덴 발굴은 남북통일 이후 통일효과 극대화, 통일의 상징성 부각, 그리고 한정된 재정의 효율적 운용이라는 점에서 필수불가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드레스덴이 그러하듯이 북한판 드레스덴 역시 지리적 위치와 사회간접자본 등 투자환경이 어느 정도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몇 개의 후보로 압축될 수밖에 없다. 우선 북한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개성공업지구와 신의주특별행정구,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나선경제무역지대, 그리고 금강산관광특구 등 5대 대외경제특구를 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서도 개성을 주목한다. 이규영 서강대 교수는 “북한에서 독일의 드레스덴과 비슷한 곳을 찾는다면 개성 정도일 것”이라며 “고려의 수도였다는 역사적인 측면이나 이미 가동중인 개성공단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개성은 통일이후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드레스덴의 경우 17세기부터 작센주 주도로 자리매김했다는 역사성과 일찍부터 교통과 공업이 발달했다는 경제성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독일통일 이후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특히 개성공단은 지난해 5개월여간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 2003년 첫삽을 푼 뒤 10여년 동안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 남북이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한 이후 통행·통신·통관 등 3통문제와 외국자본의 투자 등 국제화에서도 조금씩 진전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통일 이후 시너지 효과를 키우기 위해서는 개성 이외의 지역을 전략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의주와 동북아 물류 허브 부상 중인 나선도 유망=북한이 2000년대 초반부터 공을 기울이고 있는 신의주도 역시 북한판 드레스덴의 강력한 후보다. 북한은 2002년 네덜란드 화교 출신의 중국인 사업가 양빈을 행정장관으로 임명하고 신의주 특별행정구를 추진했다. 중국이 양빈을 체포하면서 신의주 개발계획은 좌초하는 듯 했지만, 북한은 지난해 11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신의주를 다시 특수경제지대로 지정해 개발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신의주는 평안북도 일대 풍부한 광물과 자연자원을 활용한 금속, 화학, 섬유공업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북한의 5대 대외경제특구 가운데 하나인 황금평·위화도 경제무역지대는 물론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북한은 최근에는 홍콩계 기업과 신의주에 합영회사를 설립해 외국인 투자 유치 활동도 펼치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물류 허브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선도 북한판 드레스덴의 또다른 후보다. 북한은 1991년부터 나진·선봉지역 개발을 추진했으나 실적은 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동북 3성의 물류를 동해로 연결하려는 중국과 연해주 지역 자유경제지구 건설을 추진중인 러시아가 관심을 보이면서 나선 경제무역지대 개발도 본격화되는 형국이다. 중국은 북한과 맺은 협정을 통해 나선을 원자재, 장비, 첨단기술, 봉사업, 현대고효율농업 산업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러시아는 2008년 북한과 7대 3 지분으로 ‘리손콘트란스’란 합작회사를 설립한 이후 나진과 연해주 하산간 철도 현대화, 나진항 현대화, 복합 물류사업 등을 골자로 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중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우리 기업의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도 검토되고 있는 단계다.
한 대북전문가는 “나진은 중국, 러시아는 물론 일본과 몽골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라며 “통일 이후 동북아와 유럽을 직접 잇는 물류와 교통의 요충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