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만나기도 전에 맥 빠진 韓ㆍ美 6자회담 수석 대표 회동
뉴스종합| 2014-09-30 09:02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30일 6자회담 수석ㆍ차석 대표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지만 6자회담 논의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모양새다. 새로 부임하거나 떠나는 대표들간 인사 차원의 만남인데다 미국의 관심은 북핵문제보다 북한에 억류된 자국인들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부터 한ㆍ중ㆍ일 3국을 순방중인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한다. 이 자리에는 새로 부임한 시드니 사일러 미 국무부 6자회담 특사와 신재현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등 양측 차석 대표들도 자리를 함께 한다.

6자 회담 당사국 수석 대표들이 서로 오가며 회담 재개를 위한 입장을 조율하는 것은 주기적으로 있는 일이지만 이번 만남은 다소 힘이 빠진 느낌이다. 미 국무부 내 연쇄 인사 이동으로 곧 아시아 주요국 대사로 부임할 예정이며 그의 역할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로 자리를 옮길 성김 주한 미국 대사가 대신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데이비스 대표의 이번 순방은 사실상 자신의 이임인사와 신임 차석 대표들 간 상견례 차원”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북핵문제 해결의 장인 6자회담을 바라보는 미국의 한쪽 눈은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3명의 석방을 향해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면담하고 나온 데이비스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내보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3명을 석방할 기미도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 측이 억류 미국인 문제와 관련해 북한 측과 논의할 수 있지만 북한은 이들을 볼모로 이용할 뿐 책임있는 대화에 나설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북한의 태도가 비핵화 논의까지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고유 업무인 억류 미국인 석방 문제를 6자회담 수석 대표가 언급하며 비핵화 진전 과정과 연계시킨 것은 이례적이다.

한 외교 전문가는 “이슬람국가(IS) 문제 등 여러 외교난제에 둘러싸인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해결 전망이 불투명한 북핵 문제보단 정치적 효과가 큰 억류자 문제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